러시아도 깼다, 강팀 킬러 한국 여자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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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여자배구가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월드 그랑프리 결선리그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여자배구대표팀이 1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열린 그랑프리 국제배구대회 3주차 예선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3-2(25-22, 17-25, 20-25, 25-23, 15-1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러시아는 이날까지 6전 전승으로 조 1위를 달리는 강팀이었다. 한국 여자배구가 러시아를 꺾은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 이후 7년 만이다. 역대 전적은 6승42패.

 한국은 앞선 2주차 경기에서 쿠바, 폴란드, 아르헨티나 등 강팀을 잇따라 꺾었다. 파죽의 4연승을 달린 한국의 전적은 5승2패(승점+15). 월드 그랑프리는 참가 16개국이 3주간 조를 바꿔가며 경기를 치른다. 예선 성적 상위 7개 팀과 결선리그 개최국인 중국 등 8개 팀이 24일부터 마카오에서 결선리그를 벌여 우승팀을 결정한다.

 이날까지 예선 7위를 달리던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다. 김형실 감독은 “2세트를 따내 승점 1점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패배한 팀이라도 풀세트까지 간 경우에는 승점 1점을 준다. 현실적으로 강호 러시아를 이기기 힘들다는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출발이 좋았다. 한국은 1세트를 25-22로 이기면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러시아는 큰 키를 바탕으로 블로킹과 타점 높은 공격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2세트와 3세트를 잇따라 가져갔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은 에이스 김연경이 살아나면서 4세트를 가져왔다. 김연경은 4세트에서만 혼자 12득점을 올렸다.

 분위기를 타자 마지막 5세트에서는 수비 집중력이 살아났다. 상대의 타점 높은 공격을 잘 받아냈다. 그러자 러시아의 실책이 이어졌다. 한국은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연경의 백어택과 상대 실책 두 개를 묶어 7-3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이어 한송이의 공격과 황연주의 블로킹, 김연경의 공격이 잇따라 터지면서 세트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오늘 숙적 일본과 맞대결한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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