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악화 따른 무역손실 연간 30조원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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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연간 무역손실 규모가 3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9년중 수출가격을 수입가격으로 나눠 계산되는 교역조건이 크게 나빠지면서 발생한 실질무역손실이 31조9천5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무역손실은 지난 97년 18조1천760억원에서 98년 21조7천880억원으로 19.9%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46.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국민계정상의 교역조건 지수(95년=100)를 보면 97년 89에서 98년 85.8, 99년에는 83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교역조건이 불리해지면 일정량의 상품을 수출해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감소하게 되므로 국민이 소비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어 경제적 후생, 즉실질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실제 99년중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7%에 달했지만 교역조건을 감안한 실질국민총소득(GNI)은 8.9%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도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교역조건 악화추세가 지속된다면 무역손실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900원이하로 떨어져야 교역조건이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그러나 환율이 900원이하로 떨어지려면 빨라도 2∼3년은 지나야 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교역조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출상품의 고급화등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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