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마켓뷰] 긴축 완화 예상되는 중국 내수 수혜주 주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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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식시장에 있으면서 세상이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몇 번 들었다. 외환위기가 있었고, 리먼의 파산 사태가 그랬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에 다시 한번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공포를 느꼈다.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고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에 1조원이 넘는 매도를 지속해 공포감을 더욱 키웠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1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 말은 2013년까지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 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이고, 그것은 달러 약세를 가속화해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키울 것 같다. 금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아 말 그대로 ‘금값’이다.

 그러면 세계경제가 기댈 곳은 없는가. 그래도 미리미리 긴축을 해온 나라들이 있다. 이미 세계 성장의 중심이 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약 1년 전부터 꾸준히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각각 6.7%, 8%로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를 보인다면 경기부양을 위해 긴축을 마무리하거나 오히려 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이머징 국가도 비슷하며, 심지어 유로존 역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실시할 수 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코스피 상장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8배까지 하락했다. 기업의 순자산가치 정도에 불과한 주가 수준에서 단지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심리적 공포감만으로 주식시장을 대하는 건 합리적 투자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또 최근의 경기둔화 움직임에 따라 유가가 하락하고,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진정되는 등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이머징 긴축완화의 배경이 될 수 있다.

 미국 시장도 느린 경제 회복이 예상되는 것이지 더블딥(이중침체)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추가적인 침체 시에는 3차 양적완화(QE3)와 같은 경기부양책이 나타날 것이다. 또 현재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는 6월 QE2 종료 시점에 나타난 마찰적 상황일 가능성이 크고 9월 이후 경제지표는 회복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경기가 더욱 어려워지면 글로벌 정책공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FRB의 2년간 제로금리 유지 정책은 다른 나라의 금리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결국 거시경제 환경에 대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

 이제 구체적인 주가 이야기를 해보자. 상당수의 종목이 단기간에 30% 이상 하락했다. 반면에 금리는 더 내리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고배당 주식의 매력도가 커질 것이다. 또 중국 긴축완화를 예상한다면 중국 내수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주가 하락 시에 사고 싶던 중국 내수 수혜주나 고배당주에 관심을 둬야 할 때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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