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인터넷뱅크 어딜까

중앙일보

입력

한국의 제1호 인터넷 뱅크는 어딜까.
금융감독위원회가 은행 허가 완화조치를 위해 실무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금감위 한 관계자는 "사이버 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설립에 필요한 최저 자본금을 수준을 현재 1천억원 (시중은행 기준)
에서 대폭 낮춰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며 "상반기 중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인터넷 뱅크 설립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 누가 뛰고 있나 = 동양종금과 하나로통신이 다음달 자본금 2백억원 규모의 사이버 합작금융사를 설립, 인터넷뱅크 가동 작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융사와 통신사의 결합을 통한 인터넷뱅크 설치의 대표적 사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역경매 사이트를 선보이거 있는 엔머니뱅크 (www.nmoneybank.com)
가 은행 컨소시엄 방식으로 인터넷 뱅크를 설치할 것을 검토 중이다.
신용금고나 종금사 인수를 통해 인터넷뱅크를 가동하는 방식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영국 리젠트 퍼시픽그룹의 한국 금융지주사인 '코리아 온라인' 도 이 대열에 뛰어들었다.
리젠트는 해동화재 인수를 계기로 최근 i리젠트 (www.iregent.com)
홈페이지를 개설, 예금.보험.주식.뮤추얼펀드 관련 정보를 수록, 금융포털 서비스에 나섰는데 이를 근간으로 인터넷 뱅크를 설립하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11개 시중은행의 경우 별도 자회사 방식으로 인터넷뱅크를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사로 가는데 필수불가결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 무엇이 문제인가 = 인터넷뱅크 역시 은행업 라이센스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
시중은행의 경우 1천억원, 지방은행도 2백50억원의 최저자본금이 소요된다.
여기다가 1인 지분 상한선이 4%로 제한돼 있어 사정은 더 복잡하다.

하지만 금감위는 이 기준을 완화해 인터넷뱅크 설립 여건을 고쳐잡겠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최저 자본금 기준이 미국.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잡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며 "가급적 빨리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계획" 이라고 말하고 있다.

▶ 외국의 사례에 대하여 = 최초의 인터넷뱅크는 1995년 설립된 미국의 SFNB다.
그 이듬해 8월 넷뱅크가 영업 시작, 97년 기업을 공개했는데 매년 5배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기준으로 4만개 계좌와 8억달러의 자산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가장 성공한 경우는 영국에 위치한 에그뱅크. 1998년 10월 영국 프루덴셜이 설립한 순수 인터넷뱅크로 설립 1년만에 예금자수가 70만명, 수신고가 70억파운드 (13조원)
에 달하는 중견은행으로 성장했다.
직원 1천5벡명에 불고하지만 경쟁은행보다 1.5~2.0%포인트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함으로써 수신고가 급증했다.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는 기업간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 선두업체인 SAP와 합작회사를 설립, 인터넷 뱅크 설치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코메르츠방크도 도이치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같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또 파리국립은행 (BNP)
는 프랑스텔레콤과 이태리 BNL은 브리티시텔레콤과 제휴를 맺었다.

일본의 다이이치간쿄.후지.니혼코교은행 등 3개 은행이 공동으로 설립한 금융지주회사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오는 10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세울 예정이다.
후지츠와 사쿠라은행도 인터넷 전문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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