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년동안 최악 황사

중앙일보

입력

축산 농민을 울리는 구제역은 정말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때문일까. 중국의 농업부와 국가검역국은 터무니 없는 억측이라며 펄쩍 뛴다. 그러나 우리의 농림부는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눈치다.

10년래 최악의 황사로 중국 곳곳에서 극심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시속 70㎞를 넘는 강풍으로 집이 부서지는 등의 피해가 잇달아 당국은 대피소를 마련해 이재민을 수용하고 있다.

또 한치앞을 구별할 수 없는 시계방해 현상으로 이달 들어 50여편의 비행기가 베이징 수도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1시간 거리의 톈진 공항에 착륙하거나 연착하는 등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이밖에 중국 곳곳에서 물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가 하면 곡창지대인 동북지방에서는 곡물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6일 AP가 신화사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고비 사막을 넘어 베이징 까지 운반되고 있는 모래의 양은 연간 1백만톤에 이르고 있다.

베이징 기상당국 관계자는 "최근 10여년간 황사가 다소 완화되는 추세를 보여 왔지만 올해 이처럼 강력한 황사가 불어닥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고 말했다.

6일에는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한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올핸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황사가 더 심한 것 같다" 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상학자들은 중국 전역에서 사막 면적이 확대되는 사막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가뭄외에도 산업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농.공업용수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해를 거듭할 수록 바람에 의해 운반되는 먼지의 양이 늘어나고 있다고 AP통신은 베이징 기상청장 레이 쩐화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AP통신은 또 황사로 인한 피해가 황해를 건너 한국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피해가 심한 날에는 태평양 건너 하와이에서도 황사현상이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은 황사의 발원지인 고비사막에 나무를 심는 50년 장기계획을 위해 중국에 기술.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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