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종북세력과 싸움 물러서지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대검찰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이 종북(從北) 좌익세력,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한 총장은12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38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검찰은 사정의 중추기관이자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자로서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국가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장은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3대 전쟁을 선포하고자 한다”며 ▶부정부패 ▶종북 좌익세력 ▶검찰 내부의 적 등을 전쟁 대상으로 제시했다. 그는 “자유민주적 가치의 우수성이 여실히 증명된 지 오래임에도 아직도 북한에 대한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이라며 “북한을 추종하고 찬양하며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고질적 유착과 검은 거래가 횡행하는 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부정부패의 토양을 제거하고 그 온상을 도려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만과 무책임 등 ‘검찰 내부의 적’을 극복과제로 규정하고 검찰 구성원 개개인이 각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정부패 수사와 검찰 개혁은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통상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종북 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래서 한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앞으로의 검찰 수사 방향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대검 간부는 “지난 10여 년 동안 검찰의 공안수사 역량과 국민 안보의식은 약해진 반면 북한의 대남공작과 국내 종북세력의 활동은 활발해졌다는 게 한 총장의 평소 생각”이라며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북한의 농협 해킹사건이나 북한 지하당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