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 돈에 24만3200원 … 연일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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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금 3.75g(1돈) 값이 하루 만에 1만원 넘게 폭등했다.

 9일 금지금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소매가는 소비자가 살 때를 기준으로 3.75g당 24만3200원(부가세 10% 제외)에 달했다. 전날에 비해 1만1200원이나 오른 것이다. 하루에 금값이 1만원 넘게 오른 것은 2008년 9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여파로 금값은 1만5290원 올랐다.

 한국금거래소는 소비자가 금을 팔 때 적용되는 가격도 역대 가장 큰 폭인 1만원 올려 3.75g당 21만8000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는 금 가격을 일괄적으로 정하는 기구가 없어 금지금업체가 국제 시세를 감안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한다.

 금값이 연일 급등하자 종로의 귀금속 상가에는 금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었다. 한국금거래소에는 평소보다 금 투자 문의가 3배 정도로 증가했다.

 ‘골드바(금괴)’와 금 통장을 판매하는 신한은행에는 투자 문의를 하는 고객이 확 늘었다. 하루 평균 10kg 정도 팔리던 골드바가 8~9일엔 하루 평균 30㎏씩 팔렸다. 금 통장 계좌는 하루 200계좌씩 새로 개설돼 평소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국제 금값이 1600달러를 넘었던 지난 주말에는 한 자산가가 이 은행에서 2억원가량의 골드바를 한꺼번에 구입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너무 올라 판매가 주춤할 것 같지만 오히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마다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는 12월물 금 선물가격이 오전 7시30분(한국시간 기준)에 트로이 온스당 1722달러였으나 오후 1시30분에는 1769달러를 기록했다. 6시간 만에 47달러가 오른 것이다. 국제 금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자 한국금거래소는 전날처럼 국내 금 시세를 두 번이나 올렸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금이라는 안전 자산 선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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