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일본 남성 개그맨 3명이 한국 여성 격투기 선수 임수정(26)을 무차별 공격해 논란이 된 가운데 당시 상대 개그맨이었던 가스카 도시아키가 "임수정과 진짜로 싸웠다"고 고백했다. 임수정에게 방송사가 "예능이어서 실제가 아니다"고 약속했던 것은 거짓이었던 것이다.
지난 3일 방송된 일본 TBS 방송 '불꽃체육회 TV 슛 복싱대결2'에 출연한 임수정은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대결에 임했다. 방송사 측은 "버라이어티 쇼이기 때문에 연출된 상황에서 진행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실제 경기가 시작되자 상대 개그맨들은 하이킥·펀치 등의 거친 공격을 가했다. 임수정은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남성 개그맨 3명을 차례로 3분씩 연달아 경기를 가졌다. 시합 직후에는 부상이 악화돼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특히 임수정과 가장 격렬한 시합을 벌인 가스카 도시아키는 실제 격투기 선수 출신이다. 그는 7일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결을 위해 한 달 정도 체육관을 다녔다"며 "앞차기를 했을 때 임수정이 저만치 날아갔다. 이 때 이건 (승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쇼'가 아닌 실전 경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되는 줄 알았던 임수정은 영문도 모른 채 당해야만 했다. 이에 TBS 방송사 측은 "진검승부 방식으로 경기를 벌였고 임수정도 이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본 격투단체의 한 관계자는 "당시 임수정 옆에서 경기를 보다가 화를 내면서 녹화를 중단시켰다"며 "사전에 합의된 이야기와 달랐고, 이렇게 될 경우 선수가 부상을 입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유혜은 리포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