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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칼럼] 녹내장, 한방통합치료로 시력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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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은 갈수록 발병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5배 이상 높다는 보고가 있다. 얼마 전 65세 여성 최모씨가 본원을 찾았다. 4년 전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을 발견한 후 치료제로 안압을 조절하고 있었다. 안구통증•건조증•시력감소가 심했다.

 한의학에선 녹내장 진단 시 신체 내외부 요인을 모두 살핀다. 내부적으로는 오장육부의 기능장애와 턱관절•목뼈(경추) 등 관절의 불균형을 진단한다. 외부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발병소인으로 본다.

 세부적으로 살피자면 신장•간•심장이 허해지면 눈 질환이 발생한다. 『동의보감』에 ‘눈은 간의 구멍이다’ ‘신장에 열이 지나치게 왕성하면 시력에 영향을 준다’고 써 있다. 장기에 생긴 열이 눈으로 올라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턱관절과 목뼈는 시신경을 포함한 아홉 가닥의 뇌신경이 지나가는 곳이다. 이 때문에 눈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척추가 틀어지면 신체 균형이 깨져 장기가 손상된다. 여기에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기름을 붓는 격이다.

 진단결과 최씨는 소음인이면서 심혈관 기능이 약한 체질이었다. 소음인은 원래 신장기능이 강하다. 하지만 후천적인 관리부실로 신기능이 약해졌다. 게다가 최씨는 측면에서 봤을 때 ‘C’자여야 할 목뼈가 일자였다. 턱관절•허리뼈(요추)•골반도 모두 틀어져 있었다. 화병•우울증•공황장애를 앓은 병력도 있었다.

 최씨 치료 중 그녀의 37세 아들도 녹내장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들 김씨는 1년 전부터 어머니보다 먼저 본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이명•난청•어지럼증까지 있었다. 김씨의 체질과 신체상태는 어머니와 같았다. 목뼈 1~2번이 휘어 있고, 허리뼈와 골반이 틀어져 있었다. 신장기능이 떨어져 소변기능 장애와 피곤함을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33세 딸까지 녹내장으로 진단받았다. 딸은 우안 4기, 좌안 1기까지 진행된 정상안압 녹내장이었다. 우안은 2분의 1까지 시야결손이 진행됐다. 진단결과는 어머니, 오빠와 거의 비슷했다.

 녹내장 등 실명질환으로 완전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할 수 없다. 하지만 시신경이 위축되거나 약화됐다면 회복이 가능하다. 한방의 녹내장 치료는 앞에서 살펴본 근본 원인을 제거해 시신경 손상을 멈추고, 약해져 있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시신경을 회복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최근 본원에 내원한 녹내장 환자 50여명 중 84%가 한약, 약침요법, 턱관절•척추 교정, 물리치료 및 운동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를 병행해 증상이 개선됐다. 최씨 가족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됐다.

하성한의원 하미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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