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 예약

중앙일보

입력

롯데가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1위에 오르며 올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 도전의 가능성을 높였다.

또 삼성과 두산은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였으며 LG는 새로 보강한 투수진에 대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롯데는 29일 끝난 2000년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8승 2패 1무승부(승률 0.800)로 7개 구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리그 순위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는 하지만 작년 시범경기 전승을 거둔 한화가 결국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고 승률 2위에 오른 롯데가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시각이 달라졌다. 특히 올해 시범경기는 팀당 경기수가 팀당 14경기를 치르도록 해 10경기 미만을 갖던 종전과 달리 어느정도 정규리그 성적의 예고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태로 에이스 문동환과 타선의 핵 마해영, 박정태가 빠진데다 용병 펠릭스 호세가 떠나 전력 약화가 예상되던 롯데는 손민한, 기론의 역투와 새 용병 에드워드 우드의 활약 등으로 오히려 전력이 나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는 문동환을 빼고도 팀 방어율이 3.18로 가장 낮아 대부분 6점대까지 치솟은 다른 팀을 압도하면서 튼튼한 마운드를 과시했다.

올해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삼성과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연일 불망방이를 터뜨리며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고했다. 6승3패로 승률 2위에 오른 두산은 팀타율 0.294로 1위를 차지했고 김동주-심정수-우즈 등 중심타선은 7개의 홈런을 뿜어내 가공할 장타력을 자랑했다.

팀타율 0.293으로 두산에 간발의 차이로 밀린 삼성도 11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때려내 '홈런군단'의 위력이 여전했다.

감독과 선수를 대폭 물갈이한 LG는 약체로 평가되던 마운드가 시범경기를 통해 롯데에 버금가는 강한 팀으로 나타났다. 팀 방어율을 3점대로 낮추면서 신인 위주로 마운드를 꾸리며 어려운 살림을 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리즈 두번째 우승을 노리는 현대는 새로 구축한 전력이 아직 짜임새가 모자란 듯 4승8패로 부진했고 작년 우승팀 한화는 일본으로 건너간 정민철과 부상으로 신음중인 이상목, 그리고 선수협 사태로 복귀가 늦은 송진우 등 선발투수 3명이 빠진 충격 때문인지 3승6패로 처졌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상 등으로 부진하던 선수들의 화려한 재기무대가 됐다는 점과 새로 선보인 용병들의 활약. 97년 5억원을 받고 입단했던 손민한(롯데)은 3년간의 공백을 딛고 방어율 1위(0.60), 탈삼진 3위(14개)에 오르면서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폐기처분' 판정을 받고 두산으로 이적한 조계현도 방어율 2위(0.90)를 차지하면서 재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장문석(LG), 임선동(현대), 최창양(삼성) 등도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낼 채비를 갖췄다.

용병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시범경기를 치른 선수는 롯데가 별다른 기대를 않고 데려온 에드워드 우드. 대만리그 홈런왕 출신 우드는 11경기에서 15안타, 홈런 3개로 타율 0.366의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작년 큰 기대없이 영입해온 에밀리아노 기론 역시 막판 분전에 이어 선발투수 시험대가 된 시범경기에서 방어율 1.38과 탈삼진 12(4위)로 합격점을 받아 롯데는 용병복을 만끽했다.

반면 메이저리그 출신 훌리오 프랑코(삼성)와 에디 윌리엄스(현대)는 기대에 비해 실력 발휘가 미흡해 구단 관계자의 애를 태웠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