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적게 와도 편히 쉬는 휴양지로 한국대표 산촌형 슬로시티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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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관광객이 많이 오기보다 소수라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동수(62·사진) 경북 청송군수는 “슬로시티야 말로 공장 하나 없는 산골 청송에 딱 맞는 브랜드”라며 ‘휴양지 청송’을 강조했다.

 청송군은 최근 국내 아홉 번째로 파천면과 부동면 일원을 국제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 받았다. 슬로시티란 지역민은 자연 속에서 전통 먹을거리와 문화를 향유하고 도시민은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느리게 사는 공동체 운동이다.

 파천면에는 1880년에 지어진 99칸 한옥인 송소고택이 잘 보존돼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관광의 별로 선정한 곳이다. 한지와 옹기 등 한(韓)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주왕산 국립공원이 위치한 부동면엔 주산지 등 천혜의 자연과 500년 역사의 청송백자 전수관 등이 있다. 청송군은 다음달 슬로시티 선포식을 할 예정이다.

 -어떤 슬로시티를 만들 계획인가.

 “산촌형이다. 앞서 지정된 8곳은 바닷가나 전주 한옥마을 같은 도시형이다. 청송은 주왕산이 있고 산나물·산채비빔밥이 있다. 지역 닥나무를 활용한 한지가 있고 산에서 나는 돌로 백자를 만든다. 가장 한국적인 산촌이다.”

 -슬로시티 지정은 어떤 의미가 있나.

 “세계의 슬로시티(25개국 147곳)와 연대할 수 있다. 이 운동이 시작된 이탈리아 그레베 인 끼안띠를 가보았다. 인구 5000여 명의 소도시다. 9대째 이어지는 식육점이 뒷전으로 밀려나다 슬로푸드 운동으로 다시 살아나 있었다. 슬로시티가 자리잡으면 지역 농산물의 평가가 달라진다. 물론 우리 스스로 생태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긴다.”

 -주민들은 지역 개발을 더 바랄 것 같은데.

 “일부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곧 취지를 이해했다. 슬로시티가 바로 개발 중단은 아니다.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연수원 등은 지을 수 있다.”

 -지정 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주민들과 슬로시티를 같이 공부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김치·된장이나 환경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장차 도시에 나간 자녀들이 돌아와 살 수 있는 곳을 만드는 운동으로 설명한다. 자발적인 주민협의체도 구성 중이다. ”

청송=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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