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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행복드림사업’ 호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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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아산시가 저소득층 주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시는 지난달 19일 복기왕 아산시장을 비롯한 17개 관계기관장 등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복지 분야의 민·관 복지 협력체계 통한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아산행복드림사업’ 발대식을 개최했다. 아산행복드림사업은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사업수행을 맡게 된다. 또한 관내 7개 복지관을 거점기관으로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역기부업체 9개소가 업무지원기관으로 참여한다.

 지역 내의 상점·학원·기업체·개인 등은 자율적인 기부(물품, 서비스)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나눔의 릴레이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아산’을 만들어 가게 된다.

 시는 이 사업에 총 3500만 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원과 서비스 이용객을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또 거점센터와 행복드림 업무담당자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트라넷도 구축해 업무의 효율성을 증진시킬 계획이다. 홍보를 위한 미담사례도 담아 연 1회 사례집을 발간하고, 기부자(업체)와 이용자, 행복드림 관계자를 초청해 행복드림 감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나눔문화 확산 분위기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시 전병관 복지행정팀장은 “시행한지 얼마 안돼 50 여개 업체가 참여했다”며 “나눔의 릴레이로 행복한 아산을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산 둔포면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숙희씨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직접 구운 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영회 기자]

“우리가 동참했어요”

아산시 둔포면 ‘파리바게뜨’ 제과점에서 만난 박숙희(45)대표는 요즘 빵 굽는 게 행복하단다.

 평소 아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박 대표가 아산 둔포면에 제과점을 차린 것은 2006년 11월. 그전까지 박 대표는 서울에서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했다. 그러면서 동네아이들을 위해 8년간 주민센터 회원들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옷가지를 기증하는 등 꾸준한 선행을 펼쳐왔다.

 하지만 사업을 하며 고된 서울생활에 지친 박 대표는 문득 ‘고향인 아산에서 심적으로 편히 지내면서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 뒤 아산 둔포면에 조그마한 가게를 인수하고 15년간의 서울생활을 정리했다. 인수한 가게에는 대다수 국민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제과점을 오픈 했다. 제과점을 오픈 하는 동시에 박 대표는 둔포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빵과 과자의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 아이들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했다. 소개를 받은 후 박 대표는 매주 3회씩 한 번도 빠짐없이 동사무소에 빵과 과자를 지원했다. 1주일에 한 번씩은 직접 어려운 아이들을 초대해 먹고 싶은 빵을 마음껏 골라 보라고도 했다. 둔포초등학교 배구부를 찾아 빵을 나눠주기도 하는 열의도 보였다.

 박 대표는 “내 고향에서 소박하게 빵을 구우며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며 “대단한 기부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빵을 먹는 모습을 볼 때면 내 가슴속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선행을 전해 들은 아산종합사회복지관과 시 관계자들은 그에게 행복드림사업의 동참을 권유했다. 정기적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그도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

재능기부로 행복한 동네 만들기 앞장

아산시 신창면에 거주중인 장순덕(76)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 깔끔하게 다져진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그의 아내 송영자(72) 할머니도 거울을 보면 항상 즐겁단다.

 “마음씨 착한 미용실 원장님을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아내도 나도 몸이 불편한데 직접 머리도 예쁘게 다듬어주니 그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꼬.”

 자신의 재능을 이웃들에게 기부하며 행복드림사업에 동참중인 홍영실(54·여)원장. 아산 신창면에서 미용실을 운영중인 그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정기 휴일로 잡았다. 하지만 휴일이라고 해서 가위를 들지 않을 수는 없다.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 머리를 손질해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그의 하루 평균 고객은 10명 남짓, 이날에는 20여 명으로 고객이 늘어난다.

 홍 원장은 “돈이나 물품을 기부할 수 있는 여력이 안돼 어르신께 머리를 손질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며 “거울을 보며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앞으로 많은 업체 주인들이 행복드림사업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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