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현장 리포트]⑨서울 강서을

중앙일보

입력

"DJ 저격수를 저격하라"는 임무를 띄고 민주당 공천을 받은 '대항마' 김성호(金成鎬)
전 한겨레신문 기자.

지난 2월 DJ 3남 홍걸씨의 미 LA 고급주택 거주설을 제기하면서 DJ 저격수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
의원.

이들이 맞붙는 서울 강서을 선거구는 저격수 대 대항마의 대결구도로 주목을 끌고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두 후보자는 이러한 세간의 시선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인지 저격수나 대항마라는 호칭 사용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그간 자신의 의정활동이 단순한 폭로가 아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의혹 제기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자신의 의정활동을 가지고 유권자에게 평가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 역시 대항마라는 평가가 아닌 자신의 정치력으로 심판을 받고자 했다.

강서을 지역은 김포공항 주위 방화동 일대 주민 십 일만 명과 가양·등촌·염창동 주민 16만여명으로 이루어진 선거구이다. 공항 부근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고도제한에 걸려 개발이 더딘 이 지역은 내년으로 예정된 공항 이전과 더불어 지역개발 문제가 선거의 주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전체 주민의 과반수가 넘는 서민층의 표심을 어떻게 끌어 모으느냐 또한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늠할 주요 변수이다.

15대 총선에서 지난 71년 조영래·장기표·김근태씨 등과 함께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었던 운동권 출신으로서 원내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던 이신범 의원이 아직까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2월 28일자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지지율 35.5%를 차지, 22.5%를 차지한 김 후보를 멀찌감치 앞서고 있었으나 3월 17일자에서는 38.4%대 31.8%로 간격이 많이 좁혀졌다.김 후보의 추격의 고삐가 바짝 조여진 형세다.

지난 21일 모 일간지 여론조사에서는 32.7% 대 28.1%로 지지율 격차가 더 좁혀지자 양측 선거캠프는 선거 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이 곳 출마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대신해 공천을 받은 김성호 전 한겨레신문 기자는 지난 97년에 '김현철 비디오테이프' 단독 입수 특종보도를 통해 김현철씨의 YTN 사장 인사 개입을 밝힌 화려한 기자 전력을 갖고 있다. 인터뷰에서도 김 후보는 자신이 진실을 밝히는 기자정신의 소유자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의 이 같은 논리는 폭로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임무 수행이라고 주장하는 이 후보측의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 즉 이번 총선에서는 무엇이 진정한 진실이냐를 놓고 한바탕 '진실게임'이 펼쳐질 공산이다.

하지만 선거전이 아직까지는 뜨거운 열전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으로 있는 김태백(金泰栢)
씨의 말에 따르면 아직까지 선관위에 신고된 선거사범은 전혀 없다. 또한 예전 선거 때보다도 훨씬 차분한 모습이라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22일 이신범 의원 의정보고회에 참석한 당원들을 경찰이 연행 조사했다는 보도가 있다.

이들 민주 한나라 양 후보는 강서 토박이가 아니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후보가 바로 자민련 이경표 후보다. 지난 24년간 강서에 거주하면서 네 차례나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하고 이번에 다섯 번째 출사표를 내던지면서 4전 5기를 꿈꾸는 이경표 후보는 노년층과 영세민들을 지지층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한층 고무된 표정이었다.

민국당 안광양(安光洋)
씨,청년진보당 양부현(梁富鉉)
씨,통일한국당 윤기보(尹基普)
씨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성호 http://www.seongho2000.com
이신범 http://www.assembly.go.kr/~leesb
이경표 http://www.21lkp.com

조인스 닷컴=신경진 기자<xiaokang@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