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폭우로 컨디션 조절 힘들어” … 한숨 쉬는 외국인 선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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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장마와 폭우로 프로야구 경기가 자주 취소되면서 선수들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기후가 낯선 외국인 선수들은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넥센의 나이트(미국)는 26~28일 한화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 내리 선발 예고됐으나 경기가 모두 열리지 못했다. LG의 리즈(도미니카공화국) 역시 지난달 22~25일 네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비 때문에 한 번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올 시즌 우천 취소 경기는 총 64경기. 선발 예고됐던 128명의 투수 중 외국인은 44명으로 3분의 1에 이른다. 리즈와 니퍼트(두산·미국)가 여섯 차례로 가장 많고 글로버(SK·미국)와 주키치(LG·미국)가 네 차례 취소를 경험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등판 취소가 잦은 이유는 주로 팀 내 1·2선발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흐트러지더라도 에이스를 내보내는 것이 승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로테이션에 맞춰 등판하지 못하면 투구 리듬을 유지하기 어렵다. 니퍼트는 “한국의 장마가 이처럼 오래 지속될 줄은 몰랐다”며 “미국에서 토네이도는 봤어도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는 태풍이 찾아온다던데 언제쯤 상륙하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넥센의 타자 알드리지(미국)도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우천 취소 경기는 처음이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고 타석에서 리듬을 찾기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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