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 건' 으로 총기사건 고민 해결한다

중앙일보

입력

'스마트 건 (smart gun)
' 이 총기 고민을 풀어줄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미국내에선 이를 놓고 의견이 구구하다.

스마트 건이란 반도체 칩을 이용, 총이 주인의 지문을 인식해야만 발사되도록 만든 총이다. 물론 현재도 열쇠로 열어야 방아쇠가 당겨지는 비 (非)
전자식 안전 자물쇠가 개발돼 있다. 하지만 자물쇠 구입이 의무사항이 아닌데다가 8만~10만원 정도로 비싸 널리 보급되질 못하고 있다.

스마트 건이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미국내 최대 권총 제조사인 스미스 & 웨슨이 총기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원고들과 타협하면서 "향후 3년내에 지문 감응처럼 발사를 제한하는 기술을 모든 새로운 총기제품에 적용한다" 고 약속했기 때문.

그러나 스마트 건의 현실성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생명이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 자기 방어를 위해 빨리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데 만약 손가락이 제대로 얹어있지 않아 스마트 건이 지문을 인식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 장갑을 끼고 있는 경우에도 총이 무용지물이 된다.

아울러 불법 총기 판매상들이 스마트 건을 분해해서 어떡해서든지 그것을 무력화하는 장치를 개발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미국에서는 범법자들이 경찰의 총을 빼앗아 경찰을 살해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 건의 장점 중 하나는 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개발되고 있는 몇몇 모델들은 경찰관 손목의 인식장치와 총에 장착된 전자장치가 서로 감응해야 총이 발사된다.

하지만 실제로 범법자들과 격투를 벌여본 경찰관들은 몸싸움을 하다보면 서로 뒤엉키기 때문에 그런 장치가 쓸모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대론자들은 또 완벽한 스마트 건이 개발되면 오히겨 총기 구입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결국 스마트 건이 불필요한 총기사고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미국에서는 1년에 대략 1천2백명의 10대가 총기를 이용해 자살하고 약 2백명의 어린이들이 총을 갖고 놀다가 목숨을 잃는다.

스마트 건을 지지하는 쪽은 "매년 50만정의 총이 도둑을 맞는다. 스마트 건이 개발되면 그런 총들은 단순한 고철이 될 것" 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 = 김진 특파원 <ji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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