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오벤처 투자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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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기술 등을 보유한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열풍이 일고 있다. 자체적인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기존 제약사들과 생명공학 기업으로의변신을 꾀하고 있는 대기업들도 국내 대학연구실을 망라한 바이오벤처는 물론 국외 유망 벤처로까지 투자 손길을 뻗치고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연내에 1천억원 안팎의 `바이오 펀드''를 조성, 바이오벤처의 산실인 대학 연구실을 비롯, 국내외 10여개 바이오벤처에 투자키로 했다.

재원은 미국 생명과학 벤처기업인 TBC에 투자해 얻은 주가차익과 퀴놀론계 항생제의 기술수출료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외제약도 지난 13일 벤처기업인 STAR V-Ray Co.와 디지털 X-Ray 제품개발과판매를 공동 전개키로 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STAR V-Ray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연구원 16명으로 구성된 벤처기업으로 필름없이 의료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진단방사선용 디지털 의료기기의 핵심기술인 `TRADIX''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중외제약은 진단방사선 분야의 생산 인프라와 마케팅력을 제공하고 STARV-Ray사는 기술력을 제공, 국내 및 일본시장을 공동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녹십자는 독일증시에 상장된 다국적 생명공학 기업인 ''라인 바이오텍''과 1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분사시킨 녹십자백신을 이 회사와 공동경영키로 했다.

양사의 결합은 라인 바이오텍이 보유한 재조합 단백질 기술과 녹십자의 백신 생산력을 합쳐 시너지효과를 내기위한 전략적 제휴의 성격이다.

조아제약은 바이오 벤처인 바이오셀에 3억원(지분 8.8%)을 출자키로 했으며 부광약품도 벤처사인 안트 로젠에 15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동아제약과 녹십자는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가 설립한 제넥신의 지분을 인수, 에이즈(AIDS) 치료제 등 신약개발을 후원하고 있다. 종근당도 몇몇 벤처사와 출자 및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다.

기존 제약 및 화학업종의 기업들이 바이오벤처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신기술 선점 투자차익 확보 등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사들은 투자재원과 장기적 비전도 없이 단순한 이미지 개선이나 주가관리 등을 위해 `물타기식''으로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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