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view &] 평창 겨울올림픽은 광고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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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김태호
제일기획 크로스 미디어
부문장

평창이 10년의 오랜 노력과 세 차례에 걸친 도전 끝에 마침내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남아공 더반에서 들려온 반가운 소식은 국내 기업과 광고 업계에도 도약의 계기이자 변화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로 인한 총생산유발효과가 20조497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인 만큼, 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은 기업이나 미디어 업계의 스폰서나 휘장사업 등으로 인한 재원 마련이 기본 수입구조다. 이는 기업이나 미디어를 매개로 한 광고 업계나 스포츠마케팅 업계에 큰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고 업계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광고·이벤트·스포츠마케팅·디지털마케팅·PR·컨벤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평창 겨울올림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은 아니지만 2012년 여수 엑스포의 경우에도 이미 개·폐막식과 해상쇼를 제일기획이 맡아 진행하고 있고, 휘장권 사업과 엑스포장 운영은 물론 주제관·한국관과 각 기업관의 제작도 대부분 광고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밴쿠버 올림픽의 경우 삼성전자를 포함한 11개 기업이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참여한 바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의 경우는 국내 기업에도 문호가 열려 있다. 현실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이 로컬 스폰서로 참여해 올림픽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광고 업계는 이런 스폰서 권리를 활용해 광고나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올림픽 마케팅이나 휘장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열려 있다.

 월드컵 개막식을 제일기획이 담당했듯이 올림픽 개·폐막식과 각종 문화행사나 전야제 등을 기획하거나 제작하는 것도 광고회사의 몫이 될 수 있다. 또한 겨울올림픽은 설상 종목의 경우 메달 플라자를 운영해 메달 수여식을 별도로 한다. 토리노의 경우 매일 밤 메달 수여식을 전후해 유명 가수 공연을 포함한 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올림픽 개최로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각종 컨벤션 등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많으며, 이 또한 광고회사를 포함해 이벤트·컨벤션·스포츠마케팅 회사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영역이 될 것이다. 특히 스폰서나 방송권 사업에 대형 광고회사들이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평창 겨울올림픽의 또 하나 특징은 정보기술(IT)이 특히 발달한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IT를 전면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 업계는 이미 광고를 넘어선 크로스 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며, 통합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운동장을 LED 화면으로 장식했듯이 각종 IT 기술은 경기 운영, 기업의 소비자 프로모션, 인터랙티브 매체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다. 특히 소비자 프로모션 분야에서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 수단이 다양하게 개발될 것이다. 또한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로 강원도 알펜시아 등 숙박시설은 물론 동서고속전철 개통, 새로운 스포츠 시설의 완공 등으로 새로운 마케팅 주체가 늘어나고, 미디어가 새로 생겨나 광고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이다.

 올림픽은 국가나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특히 기업들에는 해외 마케팅 활성화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역시 광고회사들의 해외 사업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올림픽은 단순한 체육 이벤트를 넘어서는 사회·경제·문화 등을 포함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의 장이다. 특히 기업들 입장에서 올림픽은 중요한 홍보 마케팅 플랫폼이다. 따라서 평창에서 열릴 2018년 겨울올림픽은 기업 특히 광고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광고 분야 성장을 이끄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태호 제일기획 크로스 미디어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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