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임태희 거취 분명히 해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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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엔 친이명박계 의원 10여 명이 모였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게 된 공성진·현경병 전 의원을 위로하는 만찬 자리였다. 참석자 중엔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용태 의원은 약국 외 의약품 판매(OTC) 문제를 언급하며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판했다. 그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OTC 문제 해결을 위해 미적거린 게 아니고, 약사회의 반발이 심하니 그들을 달래가면서 문제를 풀기로 청와대와 작전을 짰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참모들이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언론이 진 장관을 비판하니까 이 대통령에게 ‘보건복지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비겁하게 보고했다. 임 실장도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 모른 척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김 의원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임 실장의 거취 문제까지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직을 던지고 청와대로 옮긴 김효재 정무수석의 처신이 깔끔해 보인다고 말한 뒤 “임 실장도 내년 총선에 나오려면 현 정부 끝까지 대통령을 보필할 사람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순장조가 되겠다고 거취를 밝혀라”고 얘기했다. 또 “대통령 주변에 ‘동업자만 있고, 동지는 없다’는 얘기가 누구 때문에 나오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한다.

 이날의 장면은 임 실장의 정책 조정 능력에 대한 친이계의 우려와 불만이 표출된 대표적 예다. 그간 친이계에선 ▶반값 등록금 논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에 대한 청와대의 대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왔다. “당내 신주류가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조율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종합대책까지 발표해 혼선을 빚었는데도 청와대는 조정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있었다. 임 실장의 대통령 보좌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

 스스로를 ‘친이계 내 중립’이라고 밝힌 한 의원은 “임 실장의 일 처리 방식은 지나치게 신중한 것 같다”며 “신중한 걸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그 바람에 때를 놓쳐 문제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도 친이계 일각의 이런 불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장이 전면에 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면 정부와 당은 왜 필요한 것이냐. 당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임 실장과 참모들은 ‘조용한 조율’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반박 논리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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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68년

[現] 대통령실 실장(제3대)
[前] 무소속 국회의원(제18대)

1956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일의원연맹 회장

1935년

[現] 대통령실 특임장관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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