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유가 세계경제 위협'…34달러 돌파

중앙일보

입력

국제유가가 배럴당 34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고유가는 지난 4월에 이뤄진 OPEC의 감산결정에 따라 수급균형이 인위적으로 깨졌기 때문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고유가는 세계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OPEC 회원국 경제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OPEC가 증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OPEC 회원국들은 고유가 지속에 따른 전세계적인 소비감소나 아니면 비 OPEC 산유국의 증산으로 인한 시장점유율 하락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적정한 수준의 유가를 유지하는 것이 OPEC 회원국들의 경제적 이해에도 부합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서부텍사스경질유는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이 한때 전날종가보다 배럴당 1.85달러가 급등한 34.03달러까지 수직상승, 지난 90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도 북해산 브랜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이 9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30.5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미국의 증산유도 노력에도 불구하고 OPEC 회원국간 의견대립으로 오는 27일로 예정된 OPEC 회원국 각료회의에서 증산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수도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워싱턴 AP=연합뉴스) kp@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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