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은 백제 위례성"-KBS1〈역사스페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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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풍납토성에서 최근 1천5백년전 백제 유물이 다량 출토된 것을 계기로 이 토성이 화산폭발로 소멸한 고대 로마 폼페이처럼 일거에 사라진 백제의 초기 도읍지 위례성이란 주장이 브라운관에서 제기된다.

이는 지금까지 학계에서 통설로 인정돼온 고대국가 백제의 건국시기(AD 3세기)를 최대 4백년까지 앞당기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KBS1 〈역사 스페셜〉이 11일 오후8시 방송할 '한국의 폼페이 풍납토성 지하4m의 비밀'. 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백제를 침략하면서 도읍지인 위례성을 불태워 부수고 개로왕을 살해했는데 이 위례성이 바로 풍납토성이라는 주장이다.

삼국사기에 백제초기 도읍지로 기록된 위례성은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아 서울의 몽촌토성, 충남 직산, 경기 광주 등 주장이 분분했다.

그러나 1997년부터 3년째 진행중인 풍납토성 발굴결과 이곳이 위례성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역사 스페셜〉의 결론.

가장 확실한 증거는 '대부(大夫)'라는 한자가 새겨진 토기와 10개의 말머리뼈. 중국의 고위 관직명인 '대부'는 초기 백제 유물중 유일하게 나타나는 한자이며 말머리뼈는 왕이 제사를 드릴때 쓰는 제구로 결국 풍납토성이 백제의 도읍지요, 중심지였음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또 일본의 고대 신사와 비슷한 여인 형상의 대형 건물터가 발견된 점도 이곳이 국가적인 제사터, 즉 도읍이었음을 뒷받침한다고 한다.

이와함께 토성터에서 쏟아진 숱한 기와와 주춧돌 파편은 당시 이들 재료가 관청, 절, 왕궁에만 쓰였음을 감안할때 역시 풍납토성이 도읍지였음을 드러내준다는 것.

〈역사 스페셜〉은 이같은 전제아래 문화재 연구소의 조사를 통해 당시 풍납토성이 높이 15m 가량의 거성이었으나 고구려 침략으로 무너져내린 뒤 1천5백년간 퇴적과정을 거친 끝에 현재는 지하4m에 파묻히게 되었다고 추측한다.

〈역사스페셜〉 제작진은 "문화재 연구소의 탄소연대측정 결과 풍납토성은 BC1세기에서 AD2세기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풍납토성이 백제 도읍지임이 입증된 이상 백제의 기원도 이 시기로 잡아야 한다. 이것은 고대국가 백제의 건국시기를 AD 3세기로 추정해온 통설을 일거에 뒤집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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