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 읽기] 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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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단아한 모습으로 앉아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한정된 공간 속에

삶의 파도가 출렁이고 있다

보고 싶을 때

너의 모습 그러질 때

문득 비우곤

네 박에서 서성이던 야심한 날들

비우는 건 저편의 그리움이 강을 건너와

민들레를 피우고 낮 선 주소를 피우곤

이내 가부좌로 돌아앉아

가슴 하나 젖히는 일

탕 빈 잔은 또 무엇을 기다릴까

다시금 채워지는 잔잔한 시연

김용만-천안낭송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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