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입 100억 늘려 반값 등록금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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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남 진주시의 한국국제대(총장 김영식·4년제)가 학생 등록금을 줄이기 위해 파격적인 부총장·교수 채용계획을 내놨다.

 한국국제대는 연봉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제안 연봉교수’를 초빙키로 하고 조만간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자기제안 연봉교수제는 계약기간 내 스스로 목표를 제안하고 ‘기본급+알파’ 형식의 연봉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대학 측은 2년간 채용계약을 하되 기본급 외 알파는 성과에 따라 0에서 100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자기 제안서에는 ▶학과와 대학발전 목표 ▶산학활동 등 대학교육 계획 ▶연봉과 성과에 따른 보상 등의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모집분야는 27개 전 학과며, 전공에 따라 약간명의 전임강사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국국제대는 또 학교발전기금 모금 실적에 따라 최고 연봉 3억원을 주는 대외부총장을 초빙한다. 대학 발전기금 모금·관리 전문가를 부총장 급으로 영입하는 것이다. 대외부총장은 요즘 대학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돈에 마음을 이식하는 과학자’로 불리는 펀드레이저(Fundraiser)역할을 한다. 펀드레이저는 목적에 맞는 자금 규모를 분석해 개인과 단체의 기부를 북돋우고 기부가 성사되도록 기획하는 사람을 말한다.

 대학 측은 대외부총장의 급여와 활동비, 실적에 따른 성과급 등 최고 연봉 3억원을 보장한다. 일부 대학에서 펀드레이저를 영입한 사례는 있지만 부총장 급으로 총장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하기는 한국국제대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의 대외부총장과 자기제안 연봉교수 초빙은 대학발전기금 확보, 기업컨설팅 등 산학협력, 공공기관 프로젝트 수행 등으로 외부 수입을 크게 늘려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낮추기 위한 시도다. 대학 측은 연간 100억원의 외부수입을 확보하면 학생 등록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은 300만~320만원이다.

 이런 인사제도는 교육부 차관과 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뒤 2월 부임한 김영식(59)총장이 도입했다. 김 총장은 “반값 등록금 문제는 획기적이고 다양한 전략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우리 대학은 장기적으로는 등록금을 안 내는, 대학혁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2년제 진주전문대가 전신인 이 대학은 2003년부터 4년제로 개편됐다. 현재 7개 단과대 27개 학과에 3500여명의 학생 재학 중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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