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벤처 동시 창업이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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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벤처 아이템을 가진 교수·연구원들 수십명이 일제히 따로 법인을 설립해 공동으로 투자설명회를 갖는 ''실험실 창업'' 이벤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벤처 전문 투자회사인 무한기술투자는 50여개 실험실 벤처 아이템을 한꺼번에 법인으로 등록하고 사업 내용을 한자리에서 발표하는 투자유치 행사를 오는 4월 초 서울에서 열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무한기술투자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순회 설명회를 통해 대학.연구소에 묻혀 있는 유망 사업 아이템 1백여건을 발굴했다.

현재 70여건의 신청 서류가 접수됐고, 다음달 5일까지 신청을 마감한 뒤 3월 중 이벤트 참여업체를 가려낼 계획이다.

신청서를 낸 곳은 서울대·고려대·인하대·호서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자력연구소·에너지연구소 등의 교수와 석.박사 연구원들이다.

무한기술투자 이인규 사장은 "벤처캐피털 업계가 사업성이 검증된 중견 벤처업체에 눈독을 들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번에는 사업 초기 회사만 골라 투자는 물론 인력·경영지원 등 창업보육까지 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신청업체는 제약.유전공학.의료 등 ''바이오 벤처''가 35%로 가장 많고, 환경·보안시스템·인터넷 경매 등 여러 분야가 섞여 있다.

참여업체로 내정된 고려대 생명공학연구팀은 임신 판별시약처럼 즉석에서 고혈압 등 성인병 여부를 알 수 있는 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밖에 오염이 거의 없고 제조원가가 기존 제품보다 30% 싼 환경친화형 무기질 도료, 기계.플랜트.건설장비처럼 ''중후장대형'' 산업기자재만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경매 인터넷 사이트도 포함돼 있다.

무한기술투자는 50억원을 자체 펀드로 조성한 데 이어 ''KAIST-AVM'' 등 3개 엔젤 펀드와 일부 창업투자회사를 끌어들여 모두 1백여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체별로 1억~5억원씩 투자하며 벤처창업.보육 전문회사인 e커뮤니티와 홍보대행사 코콤PR 등을 통해 경영지원을 할 계획이다.

무한기술투자는 1997년 10월 메디슨.휴맥스 등 중견 벤처기업을 포함해 26개 주주의 출자로 설립된 벤처캐피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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