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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센터를 가다 ⑤·끝 전남대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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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용욱 교수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류머티스 질환은 고령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류머티스 환자는 50, 60대가 많다. 류머티스 질환 중 류머티스 관절염·통풍·다발성 근육통에서 더 두드러진다.

 전남대병원 류머티스내과 박용욱 교수는 “나이가 들면 질병 한두 개는 앓고 있다. 여기에 류머티스 질환이 더해지면 심장질환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증상은 환자가 젊든 고령자든 비슷하다. 하지만 동맥경화·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병이 있는 노인은 얘기가 다르다. 박 교수는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영향으로 혈관에도 염증이 생겨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요산이 많아져서 발생하는 통풍도 마찬가지다. 요산은 혈압을 올리고 혈관 안쪽에 손상을 일으켜 심혈관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어깨·엉덩이 같은 큰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다발성 근육통은 머리에 순환하는 혈관인 측두동맥에도 염증을 부른다. 두통은 물론 시력장애까지 올 수 있다. 고령 류머티스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국내 처음으로 고령 류머티스 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센터가 문을 연다. 전남대병원이 2012년 9월 광주광역시 노인복지타운에 ‘류머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 전문질환센터’를 개원한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는 첫 류머티스 전문 의료기관이다. 약 610억원을 들여 3만3000㎡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5층으로 들어선다. 210 병상을 운영한다.

 전남은 인구 대비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관절 환자도 많은 셈이다. 전남은 신안, 여수 등 낙도도 즐비하다. 관절 질환이 있는 고령자들이 전문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건 힘든 일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으로 국내 첫 정부 지원 류머티스센터가 전남에 문을 연다.

 전남대병원 류머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 전문질환센터는 고령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진료시스템을 도입한다. 박 교수는 “협진을 통해 하루 만에 검사부터 진료까지 모두 받을 수 있는 ‘원 데이 원 스톱’ 서비스를 도입한다”며 “환자가 여러 진료과를 찾아다니고 검사를 위해 재차 병원을 방문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 증상에 따라 치료의 효율성도 높일 계획이다. 박 교수는 “초기 류머티스 질환은 약물치료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약물치료 반응이 없으면 관절수술이나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류머티스 내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가 맞춤 치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류머티스 질환의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관절염 연구소’도 개설한다. 전남대병원 류머티스내과는 이미 2009년 세계 처음으로 루푸스 환자의 자연살해세포(면역세포 중 하나)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기도 했다.

 전남대병원 류머티스 센터는 공공보건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역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통합의료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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