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넘기고 또 넘기고 … 박석민 생일날 신들린 홈런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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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석민이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1, 2회 말 각각 연타석 투런, 스리런 홈런을 터트린 뒤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그는 26번째 생일날 5타수 5안타·6타점이란 최고의 맹타를 자신의 생일선물로 안겼다. [대구=연합뉴스]


꿈같은 날이다. 2011년 6월 22일은 박석민(26·삼성)에게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이다.

 박석민은 바로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5타수5안타·6타점을 올렸다. 2004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가 연타석 홈런을 친 건 네 번째이고, 지난해 8월 11일과 12일 롯데와의 경기 이후 10개월여 만이었다. 5안타와 6타점은 박석민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그는 1회 말과 2회 말 각각 투런 홈런, 스리런 홈런을 쳤다. 이날 스물여섯 번째 생일을 맞은 그에겐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러나 9-1로 앞선 삼성이 4회 말 공격을 하는 도중 빗줄기가 굵어졌다. 심판들은 결국 오후 7시48분쯤 경기를 일시 중단했다. 더그아웃에서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박석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비가 계속 내려 경기가 취소되면 그가 친 두 개의 홈런과 5타점이 모두 날아갈 판이었다. 최고의 생일이 최악의 생일로 바뀔지도 몰랐다.

 다행스럽게도 15분 뒤 비가 잦아들었다. 박수를 치며 기뻐한 그는 이후 3안타에 1타점을 더 보태며 맹타를 휘둘렀다. 5회 말 다시 비가 퍼부어 한 차례 더 경기가 중단돼 타격 감이 흐트러질 법도 했지만 매섭게 방망이를 돌려 타구를 외야로 날려보냈다. 어떤 투수도, 어떤 구종의 공도 그를 잡아내지 못했다.

 삼성은 22안타를 쏟아부으며 선발 타자 전원이 득점한 끝에 한화를 19-5로 크게 이기고 3연승, 1위 SK와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22안타와 19득점은 올 시즌 팀 최다 기록이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6이닝을 4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째를 올렸다.

 전날까지 2할8푼8리, 7홈런·48타점을 기록한 박석민은 이날 활약으로 올 시즌 성적을 타율 3할3리, 9홈런·54타점으로 끌어올렸다. 홈런은 공동 9위, 타점은 2위 이범호(KIA)에게 1개 뒤진 3위다. 중심 타자로 손색이 없다.

 박석민은 “항상 해결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고 기회 때 좀 더 집중하려 노력했다”며 “비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는 긴장했지만 그쳐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LG와 넥센의 잠실 경기, 롯데와 두산의 사직 경기, KIA와 SK의 광주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대구=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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