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지놈 … 세계 증시 3~5년간 이끌 혁신 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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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증시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현재·과거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가치와 성장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증시다. 미래를 이끌 신기술이나 신산업 후보군이 각종 테마를 형성하며 주가 흐름을 주도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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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은 22일 앞으로 3~5년간 세계 증시를 움직일 6대 테마를 소개했다. ▶웹2.0 ▶지놈(genom) ▶금융개혁 ▶에너지 ▶중산층의 증가 ▶인플레이션 헤지 등이다. 이 회사의 캐서린 우드(사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세계 경제가 진보하면서 주요 벤치마크에 편입되는 종목들은 금세 사라지고, 새로운 테마가 이를 대체하곤 한다”며 “미래를 이끌 테마가 되기 위해선 글로벌하고, 혁신적이며, 여러 업종을 망라해야 하는데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바로 6대 테마”라고 설명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운용자산 규모가 523조원에 달하는 세계 10대 글로벌 운용사의 하나로 23개국에 투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우드는 우선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대표되는 ‘웹2.0’을 6대 테마의 첫손에 꼽았다.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 전송량이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의 수익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놈(유전자 정보)을 이용해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관련 의료산업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웹2.0과 지놈 관련 분야는 6개월에 한 번씩 괄목할 만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정보기술(IT)보다 4배나 빠른 발전 속도”라고 말했다.

 우드는 또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에너지 소비 패턴의 변화를 고려해 ‘에너지’ 테마 관련 업종을 밝게 봤다. ▶전기차·하이브리드 생산업체 ▶에너지 저장기술 업체 ▶송·배전 네트워크 관련 기업 ▶원자력 관련 기업 ▶탄소포집저장(CSS) 기술 분야 등이다. 그는 “최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진 수익성이 한참 떨어진다”며 “현재로선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땅속에 저장하는 CSS나 생산된 에너지를 소비지로 가져올 수 있는 배터리·네트워크 업체가 훨씬 성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머징 국가의 경제발전으로 중산층이 급격히 늘어나는 점에도 주목했다. 중산층의 증가는 각종 상품 및 서비스 소비 증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자동차·여가 관련 산업과 글로벌 은행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우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적극적으로 돈을 풀면서 경기 변동이 심해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며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투자수단인 금·철강·목재 등 실물자산과 관련된 테마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이 마지막으로 편입시킨 테마는 ‘금융개혁’이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은행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수수료는 저렴한 이른바 ‘섀도 뱅킹’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얼라이언스번스틴은 6대 테마에 한국 기업을 편입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우드는 “아직 우리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한국 기업은 없지만 최근 자동차 기업과 부품 기업을 살펴보고 있다”며 “전기차·하이브리드·스마트그리드·원자력 관련 기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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