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시장 “승부조작 대전시티즌 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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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 선수들의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구단주인 염홍철 대전 시장이 20일 시청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뒤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소속 선수들의 경기를 비디오로 촬영해 이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경기 비디오판독위원회’가 만들어진다. 대전 시티즌 소속 선수들의 승부조작 재발방지를 위해서다.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렸던 대전 시티즌이 제2의 창단을 각오로 각종 쇄신 방안을 내놓았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20일 “이번 사태로 추락한 대전시티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아마추어 수준의 구단 운영방식과 제도를 개선하고 인적쇄신을 통해 제2의 창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염시장은 대전시티즌의 구단주이다.

 쇄신안의 핵심 내용은 ▶승부조작 사태수습과 재발방지 ▶인적쇄신과 제도개선 ▶중장기발전 방안 등이 주요 골자다. 지난달 31일부터 보름간 활동한 태스크포스팀에서 내놓은 것이다.

 제도개선 대책으로는 사무국과 선수단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사무국장제’ 부활, 선수영입(국내외) 시스템 개선 등이 있다. 앞으로 선수선발은 구단 내 스카우터 등 전문가로 구성된 ‘선수선발위원회’가 담당한다. 검증되지 않은 선수의 영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 동안 선수 선발은 코칭스태프가 전권을 휘둘렀다. 이와 함께 필요할 경우 선수단 감사를 외부 기관에 맡기기로 했다.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 선수 출신 시민, 서포터즈,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경기 비디오판독위원회도 구성한다. 경제적인 어려움 등 선수들의 고충을 상담하기 위한 전문 심리치료사도 배치한다.

 또 선수단 숙소에서는 각종 인터넷 배팅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선수 소양 강화를 위한 외부 강사초청 강연 등도 마련한다. 선수들의 승리수당 지급 확대를 검토하고 팀 기여도 등에 따른 객관적인 연봉책정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중·장기 발전방안도 마련했다. 구단 자생력 강화와 선수단 육성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를 위해 구단은 외부 전문컨설팅 용역을 통해 중·장기 관점에서 재원 창출과 재정 건전화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염 시장은 “재원 마련을 위해 각종 수익사업을 하고 지역 기업들이 시티즌에 대한 지원 액수를 늘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망주 발굴을 위한 시스템도 강화한다. 프로와 유소년(유성중, 충남기계공고) 코칭스태프를 통합관리하고 유소년 코칭스태프에 대해 성적 부진, 지도력 부재 등을 평가하는 ‘3진 아웃제’를 시행키로 했다.

 염 시장은 “축구를 잘 모르는 경영인이라면 경기인 출신 단장제를 둬 보완할 것”이라며 “지금은 시티즌의 위기상황인 만큼 강력한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 외부 자금조달 능력 등을 두루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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