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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2순환도로 민자 구간 매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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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운태 광주시장이 ‘예산 먹는 하마’인 제2순환도로의 민자 구간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열린 간부회의 자리에서다.

 민자 순환도로는 1구간(두암IC∼소태IC)과 3-1구간(효덕IC∼풍암택지), 4구간(서창IC∼신가지구) 등 모두 3곳. 이들 구간은 차량 통행량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밑돌면서 광주시가 해마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표 참조>. 강 시장은 “매년 200억원의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2순환도로를 장기적으로 공채를 발행해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 “공채를 발행할 경우 광주시 부채가 늘어나겠지만, 2순환도로 문제는 시민들도 이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 시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했던 순환도로 운영 회사가 이자율이 더 높은 주주차입금으로 자금조달 방식을 변경했다”며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이라도 해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순환도로 운영 회사는 민자도로를 건설할 당시인 1990년 대 후반 금융기관으로부터 연 11.2% 금리로 1120억원을 차입했다. 이후 2003년 3월 주주로부터 400억원의 후순위 차입금을 이자율 연 15∼20%로 빌리고, 2004년 10월 기존 금융기관 차입금 1420억원(이자율 연 7.25%) 전액을 연 이자율이 10%인 주주차입금으로 변경했다. 금융기관에서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에도, 주무 관청인 광주시의 동의 없이 이자가 비싼 주주차입금으로 바꾼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최근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민자사업 사후관리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광주시가 민자구간인 2순환도로 1구간과 관련해 자금 재조달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자 사업자가 이익을 보는 동안 상사중재(商事仲裁)나 민사재판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2001년부터 수백억원의 보전금을 더 부담했다는 것이다.

 상사중재는 법률상 분쟁을 소송이 아닌 제3자인 중재인의 판단에 따라 해결하는 방식이다. 2004년 개정된 ‘민간투자산업 기본계획’에는 자금 재조달로 발생하는 이익을 민자사업자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와 50 대 50으로 나누도록 돼 있다.

 강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광주시가 그 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이날 김영선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2순환도로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꾸렸다.

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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