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IFRS 4년 … 세 가지 긍정적 변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장광순
전 국민은행 IFRS 준비단장

2007년 3월 정부에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국내 기업들은 2011년 IFRS 도입을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IFRS에 의한 기업 실적공시를 큰 문제 없이 수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의 IFRS 전면 도입 적용 사례는 IFRS 전면채택 국가의 표본으로 인정받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IFRS를 도입하게 된 목적은 ▶전 세계적인 회계처리기준 단일화 추세에 적극 부응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재무제표 이중작성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회계학회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미 IFRS를 채택한 국가들의 경우 IFRS 도입 이후 회계투명성이 크게 개선돼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할 경우 주식시장 규모가 45조원 증가하고, 기업의 세후이자 비용이 18조원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KB금융그룹은 2007년 국내 최초로 IFRS 도입을 시작했으나 도입 준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IFRS 도입 과정에서 재무 관련 프로세스, 인력 및 시스템 등을 더욱더 개선시키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실제 올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IFRS 도입으로 인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경영진을 포함한 은행의 직원들에게 회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각종 내·외부 시스템, 프로세스, 그리고 재무회계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전략수립, 관리회계, 성과관리, 심사평가 등에 모두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둘째, 과거에는 한국 회계기준과 미국 회계기준에 의한 재무정보를 모두 생성 및 공시를 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IFRS로만 재무정보를 생성·공시하면 되기 때문에 잉여 인력을 다른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해외 자금 조달 시 재무정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에 따라서 생성된 재무정보를 국내외 자본시장에 같이 제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해외 자금 조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돼 자금 조달의 적시성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IFRS에 의한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공시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과거 회계기준에 익숙한 상황이므로 IFRS에 의한 재무성과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재무정보 이용자들도 IFRS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IFRS는 아직 우리에게는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IFRS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기왕에 도입해 시행하는 제도라면 그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 당연히 수반되는 도입 초기의 혼란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회 각 부문이 서로 협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기업의 회계 처리와 재무제표에 대한 국제적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마련한 회계기준을 말한다. 2001년 전 세계 다국적 기업에 의무 사용이 권고된 이후 2005년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채택하기 시작해 현재 117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는 150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광순 전 국민은행 IFRS 준비단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