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도심 '광란의 드리프트' 폭주족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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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 등 일명 ‘수퍼카’를 몰며 폭주 행위를 벌인 폭주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폭주족 전담수사팀은 20일 강남 한복판에서 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몰며 폭주 행위를 한 혐의(일반 교통방해 등)로 정모(31)씨 등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차량 9대의 운전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 자정부터 새벽 4시쯤까지 서울 강남지역 주요 도로에서 고가 외제차를 몰고 굉음과 함께 중앙선을 넘나들며 ‘드리프트’(drift)를 하는 등 다른 차량의 주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드리프트란 차량에 급제동을 걸어 미끄러뜨리면서 차량을 360도 회전시키거나 옆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검거된 폭주족들은 대부분 강남지역의 부유층 자제들과 전문직 종사자, 사업가들로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차 동호회에서 만나 서로 자신의 스포츠카 성능과 운전 실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강남권에서 주기적으로 폭주 모임을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무직이며 자동차는 그의 부모가 사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단속에 나간 경찰차가 국산 경차였는데 엄청난 순간 가속력을 뽐내는 외제 수퍼카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영동대교 남단과 학동사거리를 잇는 도산대로 구간에는 정씨의 드리프트로 생긴 차량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정씨와 달아난 일당은 페라리 F355와 포르셰 카레라S, 아우디 R8, 벤츠 SL55 AMG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차에서 번호판을 뗀 뒤 규정속도와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등 법규 위반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검거된 정씨에 대해 운전면허를 취소시키고 2년 동안 면허 취득을 제한하는 한편 현장에서 도주한 나머지 9명의 폭주 운전자에 대해서도 차적 조회를 통해 신원을 확인해 사법조치 한다는 방침이다.

이병구 기자·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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