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개인포트폴리오 양식 ‘에듀팟’ 활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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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팟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가입 하지 않은 학생도 많다. 특히 고 2·3 학생들은 에듀팟이 대입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을 것이라 여겨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에듀팟 교육을 하고 있는 여의도여고 한명선 교사와 중랑중 남신 교사에게 에듀팟 활용법을 들어봤다.

포트폴리오 생성은 신중하게

“고등학생들은 에듀팟이 대입에 활용되는지 여부를 가장 궁금해 합니다. 올해부터 활용된다고 봐야죠. 대학에 제출하는 개인포트폴리오 양식을 에듀팟으로 통일했으니까요.” 한 교사의 말이다. 하지만 현재 고3인 경우 수시전형이 아닌 정시에만 도전한다면 굳이 매달릴 필요는 없다. 에듀팟은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는 수시전형에서만 활용되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들은 1차 자료로 학생들이 작성한 에듀팟 기록을 참고한다.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학생의 열정과 진로 관련 노력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남교사는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대입에 에듀팟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경희대가 올해 창의적 체험활동 기록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상 다른 대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 측에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는 본인이 작성한 영역별활동 중 원하는 내용만 골라 구성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포트폴리오가 생성된 뒤 교사가 승인하면 수정·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남 교사는 “대입에 활용되는 자료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트폴리오 이외의 분야는 교사가 승인한 뒤에도 얼마든지 수정·삭제가 가능하다.
 
진로에 맞춰 선택·집중 필요

에듀팟을 기록할 때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한 교사는 “처음 가입해 무엇부터 작성해야 할지 난감하다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 후 교내활동에 참여한 내용을 중심으로 자율활동·봉사활동·동아리활동 등 항목에 적어나가면 된다. 이때 중구난방으로 기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진로를 구체화한 뒤 거기에 맞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에듀팟에 기록하는 게 좋다. NGO단체에서 일하는 꿈을 가진 학생이라면 대학에서 사회복지과를 전공할 계획을 세우고, 학교에서 봉사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느낀점과 본인에게 미친 영향 등을 기록하면 된다. 입학사정관들에게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노력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스토리가 있게 작성하라는 것이다. 한 교사는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라는 육하원칙에 맞춰 서사식으로 죽 늘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체험을 통해 느낀점과 본인에게 미친 영향, 체험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 등 위주로 작성해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힘이 필요하다. 과장된 수식이나 구태의연한 표현은 삼가야 한다. ‘환경 캠페인에 참여해 환경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캠페인은 정말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다’는 내용보다는 ‘환경캠페인에 참여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자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가버렸다. 문제점이 뭔지 고민해봤다. 일회성 행사로 진행되기 때문인 것 같다. 주최 측에 연락해 각 학교 환경동아리를 참가시켜 정기적인 행사로 만들어나가자고 건의했다’는 식으로 쓰라는 것이다. 이처럼 봉사활동 100시간보다 20시간을 하면서 스스로 어떤 발전을 이뤄나갔는지 과정을 적는 것이 중요하다. 한 교사는 에듀팟 작성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입시 준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는 의미다.


[사진설명] 한명선 교사가 학생에게 에듀팟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한 교사는 “에듀팟을 입시 준비용이 아닌 자기를 점검해보는 용도를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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