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외설 사진…위너 의원 결국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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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만난 여대생 등에게 외설 사진과 메시지를 보냈다가 구설에 오른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결국 사퇴했다. 앤서니 위너(Anthony Weiner·47·사진) 하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자초한 혼란으로 의원직을 계속 수행하기가 불가능해졌다”며 “지인과 지역구민, 특히 아내 후마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위너 의원은 5분간의 기자회견에서 간략하게 사퇴를 선언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가 사퇴를 발표하는 동안 라디오 진행자인 하워드 스틴이 “꺼져라, 변태(Bye-bye pervert)”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무슬림인 그의 아내 후마 아베딘은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위너는 트위터에 올린 외설 사진이 한 여대생에 의해 공개되자 “트위터가 해킹당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6명 이상의 여성에게 웃통을 벗은 사진과 음란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잇따라 공개되자 이를 시인한 바 있다. 이후 하원 윤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고 낸시 펠로시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위너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같은 사퇴 압력에도 그는 ‘정신과 치료’를 내세우며 버텼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국무장관의 보좌관인 아내 후마가 사퇴를 종용하자 결국 뜻을 굽혔다고 NYT는 전했다. 펠로시 의원은 “위너가 자신의 행동과 이후 드러난 사실에 대한 대응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지만 오늘 사퇴함으로써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성명을 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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