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산바위 ‘공포의 808계단’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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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울산바위 철제 계단은 폭이 좁고 경사가 가팔라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연합뉴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설악산 울산바위 밑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철제 계단 탐방로 일부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1998년 기존 철제 계단을 헐고 설치한 지 13년 만이다. 둘레 4㎞, 높이 873m의 거대한 울산바위 정상까지 이어지는 기존 계단은 경사가 워낙 심한 데다 암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관통하고 있어 ‘공포의 808계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낙석 가능성이 있는 데다 겨울철 눈사태가 발생하면 등산객들의 조난신고도 빈번해 개선 요구가 적잖았다. 또 성인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 탓에 가을 단풍철 때는 등산객들이 계단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는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등산객은 계단 위에서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원사무소는 이에 따라 기존 탐방로를 우회하는 새 탐방로를 개설키로 하고 최근 공사를 시작했다. 계단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새 길은 계조암 위쪽에서 기존 탐방로의 왼쪽으로 우회하게 했다. 등산객의 편안한 통행을 위해 계단 폭도 넓혔다. 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예산 문제 때문에 유동적이지만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공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속초=이찬호 기자

◆울산바위=강원도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거대 바위. 금강산 봉우리가 되고자 울산에서 날아오른 바위가 그만 설악산에 주저앉았다고 해서 울산바위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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