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이젠 ‘조현병’으로 부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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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환자 본인과 가족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정신분열병이란 병명이 이르면 이달 중 조현병(調絃病)으로 바뀐다. 14일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과 대한정신분열병학회에 따르면 정신분열병의 병명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약사법 개정안이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이병철 교수는 “정신분열병은 마음이 나눠진다는 뜻인데 이는 실제 의학적인 증상과도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환자를 낙인찍는 인격모독의 병명”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증상과 병명에 차이가 나는 것은 영어 ‘schizophrenia’를 일본에서 정신분열병이라고 번역했기 때문이다.

 새로 명명된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뇌의 신경망을 튜닝(조절)한다는 의미’에서 정해졌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불교서적에서 조현긴완(調絃緊緩)이란 단어를 발견한 뒤 긴완을 빼고 조현병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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