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중국경제 황금기 온다 … 시장 말고 종목을 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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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 강연회에서 경희대 경영대학원의 전병서 객원교수가 중국 증시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중국 증시로 눈 돌리고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라’.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1 중앙일보 재산 리모델링 강연회’에서 강사들이 내놓은 투자 조언이다. 이날 강연회에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전병서 객원교수와 미래에셋증권 부동산컨설팅본부 김병욱 상무는 각각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투자 기회’, ‘인구구조 변화와 부동산 투자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장엔 600여 명의 청중이 몰려들어 노령화 시대의 가계자산 관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서울 서초동에서 온 한 40대 주부는 “중국 증시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두 전문가의 강연 요지.

 ◆전병서 경희대 객원교수=역사적으로 보면 강대국의 부상엔 공식이 있다. 먼저 생산대국으로 일어서고 무역대국으로 번창하면서 군사대국이 됐다가 마지막엔 금융대국으로 우뚝 선다. 지금 중국이 그런 과정 속에 있다. 중국은 지난 30년간의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G2로 성장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상하이를 아시아의 금융수도로 육성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을 위안화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야심도 키우고 있다. 중국의 내수시장도 급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내수 중심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란 두 축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 중국은 과거 베트남 특수, 중동 특수보다 더 길고 강한 호황을 가져다 줄지 모른다.

경제 앞날이 밝은 만큼 중국 증시도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중국 투자 황금시대가 온다’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 즉 지수에 투자하는 건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 한국 증권사들이 중국 투자에 실패했던 이유는 종목을 산 게 아니라 시장을 샀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망산업에 투자하길 권한다.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두 배로 뛴 중국 기업은 수두룩하다. 5년 후 세계 1등을 꿈꾸는 중국의 신성장 산업은 신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신소재, 환경, 바이오, 차세대 정보기술(IT)기기 등이다.

 ◆김병욱 미래에셋증권 상무=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과거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에 나타났던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부동산, 그중에서도 주택이 자본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대상이 됐던 시절은 지나갔다. 베이비붐 세대는 대체로 연금 등 은퇴 이후의 생활자금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보유자산이 환금성 리스크가 큰 부동산에 80% 이상 몰려 있다 보니 안정적인 소득 흐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계가 감당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에서 주거서비스를 소비한다는 개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각해 노후자금으로 준비해놔야 한다. 특히 대형 아파트는 환금성 리스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투자를 한다면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는 수익형 부동산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는 독이 될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도 금융상품처럼 다양한 투자 대안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변화의 흐름에 부응하는 자산 재배분 노력은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이 되고 있다.

글=서명수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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