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플랫슈즈 불티나게 팔려 '지진 나면 빨리 도망가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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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최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굽이 낮은 플랫 슈즈와 바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진이 났을 때 빨리 달려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일본 뉴스 매체 제이캐스트는 "현재 일본에서 활동성 좋은 복장과 신발, 특히 플랫 슈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패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진을 겪은 후 불안함을 느끼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긴자에 위치한 마쓰야 백화점에서는 지진 직후인 3월 중순~5월 중순까지 플랫 슈즈의 매출이 50% 증가했다. 신주쿠의 대형 백화점은 워킹 슈즈의 매출이 50% 증가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회사 출근이나 데이트에도 신고 나갈 수 있는 편안한 신발이 인기"라며 "특히 지진 이후 이런 추세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지를 구매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도쿄 최대의 백화점인 니혼바시 미쓰코시 백화점은 바지를 올 여름 전략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이 백화점의 4월 바지 매출은 작년보다 6%이상 증가했다. 여성복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 증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복장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긴자의 한 백화점도 바지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지진 후엔 주로 차분한 색상의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긴자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진 이후 팔리고 있는 의류의 색상들이 대부분 흰색이나 베이지, 옅은 파랑색"이라며 "지진 전에는 화려한 색깔의 옷이 많이 팔렸지만 지진 이후에는 차분한 색상의 옷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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