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불교의 세계화로…작지만 강한 대학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시골에 있는 조그만 대학이지만 경쟁력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계룡산 자락에 자리잡은 금강대. 2003년 대한불교 천태종이 설립한 이 대학은 신입생 100명만 선발하는 초미니 대학이다. 전공은 불교학·사회복지학·행정학·영어통상·일본어통상·중국어통상 등 6개이며 수능 1∼2등급 학생만 선발한다. 전교생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주고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2월 취임한 금강대 정병조(63·사진) 총장은 “최근 등록금 반값 논란 등으로 빚어진 대학의 위기는 ‘특성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총장은 특성화 강화를 위해 “국제화와 불교의 세계화 등 두 가지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값 등록금 논란 등으로 대학사회가 시끄럽다.

 “대학과 정부 등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 대학은 1980년대 이후 몸집 물리기에만 열을 올렸다. 그 결과 덩치는 커졌지만 대학의 특성은 사라졌다. 게다가 뚜렷한 수입 구조가 없는 대학은 오직 등록금 인상에만 매달렸다. 지금이라도 몸집을 줄이고 특성화로 승부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특성화 방안으로 국제화를 강조한 것인지.

 “일본, 중국 등 동양권 대학에 집중돼 있는 국제교류(자매결연 등), 협력 관계를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으로까지 확대하겠다. 자매결연을 맺은 대학과 공동 학기제 운영을 추진 중이다. 전교생이 적어도 1학기 동안은 의무적으로 외국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 졸업생의 해외명문대학원 진학 지원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졸업생 11명이 미국 펜실베니아대·미시간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 대학원 등에 진학했다. 학교는 이들 학생들에게 2년간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는데.

 “기독교와 달리 불교는 그동안 사회와 단절돼 있었다. 시대착오적이고 고리타분했다. 불교사상은 분명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 등에도 불교 사상을 활용하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불교와 금강대가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응용불교학이 그 해법이다. 다양한 기존 학문 분야에 불교를 접목하는 것이다. 내년 신학기부터 불교경제학, 불교 사회학, 불교 심리학 등의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응용불교학 확산차원에서 중·고교 5∼6곳을 인수할 계획이다. 불교학 전공자가 이들 학교에 교사로 취업하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불교 종단에도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취임 이후 곧바로 단행한 학제 개편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금강대는 규모가 너무 작은 게 경쟁력 강화의 걸림돌이다. 모집정원을 종전 100명에서 165명으로 조금 늘렸다.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입학정원이 400명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학정원 증원으로 발생하는 재원 부족 문제는 발전기금 모금 등으로 해결할 생각이다. 재단과 종단에 지원을 요청하겠다.”

 경북 영주 출신인 정병조 총장은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나와 1980년부터 동국대 교수로 일해왔다. 1992년 동국대 교무처장, 1997년 동국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2007년부터는 불교학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