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도시개발 ‘쓰레기’서 에너지 캐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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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삼천리 그룹의 자회사인 안산도시개발이 운영하는 안산 지역난방발전소는 겨울에만 발전소를 돌린다.

그래도 이 회사가 냉난방을 공급하는 신길 및 고잔지구 아파트 5만3000여 가구는 사시사철 뜨거운 물을 공급받는다. 일부 아파트는 여름 냉방도 공급받는다. 안산 지역의 쓰레기 소각장에서 열을 받아와 냉난방수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안산도시개발은 연료비를 아낄 수 있어 7년 연속 흑자를 냈다. 안산 주민들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열을 공급받고 있다.

 버려지는 열을 찾기 위한 지역난방 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난방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가스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걸로 전기도 생산하고 지역난방용 열도 만든다. 하지만 가스발전은 비싸다. 전기가 모자라는 겨울이나 여름철 피크 시간이 아니면 한전에 팔기 어렵다.

그래도 냉난방수는 계속 공급해야 하니 발전소를 돌려야 한다. 에너지관리공단 김의경 집단에너지팀장은 “만약 다른 열원을 갖고 있다면 수지맞는 장사가 되기 때문에 대체 열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열원으로는 쓰레기 소각열이 가장 먼저 활용되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도 약 20만 가구가 쓰레기 소각열을 이용한 난방공급을 받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용인시에서 하수열을 이용한 난방공급을 한다. 연중 12도 정도를 유지하는 하수에서 열을 뽑아내 55도 정도의 난방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도 탄천 등 4개 하수처리시설에서 열을 뽑아내 난방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가스 발전소 외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방식도 점차 늘고 있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지만 발전차액보전제도(RPS)를 통해 원가 차이를 보전받기 때문이다. GS파워는 세계 최대 규모인 4.8㎿짜리 연료전지 발전소를 최근 준공했다. 안양과 부천 사업소에는 각각 3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분산형 전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SK E&S는 석문국가산업단지에 우드칩을 이용한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지역에 발전소를 짓는 것도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전기를 팔 수 있다면 난방공급 원가가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전력사용량은 많지만 전력생산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도권(경기 양주)에 550㎿급 대형 열방합발전소를 만들어 전기도 팔고 경기 동북부에 난방도 공급할 계획이다. STX에너지도 전기사용이 많은 반월·시화 산업단지 301개 업체에 전기와 열 설비를 함께 공급하며 원가를 30%가량 낮췄다.

 이처럼 민간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열원을 발굴하면서 2000년 98만 가구에 불과했던 지역난방 공급 가구는 10년 만에 200만 가구로 늘었다. 정부는 2013년까지 4조3070억원을 투입, 공급 가구수를 254만 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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