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세게 붙는다, 신인왕 후보 앞세운 LG-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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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LG와 삼성은 한때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라이벌이었다. 모그룹이 재계와 전자업계의 경쟁자인 데다 만났다 하면 화끈한 타격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1997년 5월 4일 대구구장에서 삼성이 LG에 27-5로 이긴 것은 지금도 한 경기 팀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차 경기로 남아 있다. 당시 천보성 LG 감독은 삼성 타자들의 부정배트 사용 의혹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LG가 하위권을 맴돌면서 두 팀의 라이벌 의식도 점차 희미해졌다.

 올해 양 팀의 대결은 다시 뜨거워졌다. 1~4위 간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한 가운데 LG와 삼성은 0.5경기 차로 각각 공동 2위와 4위에 올라 있다. 시즌 상대 전적도 3승3패로 팽팽하다. 14~16일 대구에서 벌어지는 두 팀의 주중 3연전 결과에 따라 선두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이번 맞대결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임찬규(19·LG)와 배영섭(25·삼성)의 신인왕 경쟁이다. 아직 투타 대결 경험이 없는 둘은 올 시즌 소속팀의 ‘복덩이’ 노릇을 하며 신인왕 구도를 2파전으로 만들고 있다.

 고졸 새내기 임찬규는 데뷔 첫해부터 팀의 마무리 투수 중책을 맡았다. 묵직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으로 6승5세이브를 올리며 마운드 뒷문을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주 활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임찬규는 8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보크 오심 논란’에 휘말렸다. 어린 나이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10일 KIA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쫓긴 9회 말 2사 후 등판한 그는 2009년 홈런·타점왕인 김상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주위의 우려를 잠재웠다. 외야수 배영섭은 2009년 삼성에서 데뷔했으나 어깨 수술로 지난해에야 1군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올 시즌에는 팀의 톱타자로 나서며 타율 0.314로 전체 6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도 15개로 4위에 오르는 등 공격과 수비·주루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26타석에만 나서 신인왕 자격(60타석 이내)을 지니고 있다.

 한편 주말인 17~19일에는 LG-SK, KIA-삼성 등 선두권 네 팀의 맞대결도 예정돼 있어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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