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면병’ 실마리 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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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아프리카 수면병’은 치명적인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이다. 체체파리라는 흡혈 파리에 물리면 감염된다. 걸리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줄곧 잠을 잔다. 두통 등 신경계 증세로 몸이 마른다. 악성 유형에 걸리면 몇 개월 안에 사망한다. 한 해 50만 명 정도가 이 병에 걸리고 5만 명이 죽는 걸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이 소의 수면병과 관계 있는 두 개의 유전자를 찾았다고 9일 밝혔다. 케냐 나이로비에 본부를 둔 국제축산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한 결과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수면병에 잘 걸리는 소 품종과 그렇지 않은 소 품종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병에 잘 걸리는 소 ‘보란’종은 그렇지 않은 품종보다 염색체 2번과 7번에 특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밝혀냈다. 문제는 이 소가 새끼를 많이 낳는다는 이유로 동부 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육되고 있다는 것. 연구팀을 이끈 농촌진흥청 축산생명환경부 오성종 부장은 “보란 품종의 유전자를 수면병에 강한 유전자로 개량해 나가면 수면병 퇴치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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