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조이의 인터넷 해킹 방지 제안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의 산파역을 맡았던 인물 중 1명인 선마이크로시스템사의 수석 과학자 빌 조이는 해커들의 활동을 막기 위해 전화의 발신자 확인(Caller ID)과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이는 뉴스위크 최신호(21일자) 기고문을 통해 "음란 전화에 대처하기 위해 누가 전화를 거는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발신자 확인장치가 추가된 것 처럼 인터넷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치를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제한적인 익명성이 악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선의 최고경영자(CEO) 스코트 맥닐리의 지적을 소개하면서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인터넷상에서 예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인터넷에서 익명성을 어느정도까지 보호할 것인지를 결정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이가 인터넷상의 발신자 확인과 비슷한 대책으로 제시한 것을 요약한 것이다.

메시지 전송 유료화

해커들은 무료로 정크메일을 보내고 있으며 계량화 되지않는 자원은 낭비되기 마련이다. 보내는 메시지마다 돈을 내야 한다면 공격도 줄어들 것이다. 또 해커들의 계좌 도용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발하면 보안을 강화한 상품이 곧바로 시장에 출현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계좌를 도용하는 것도 어려워 질것이다.

서비스 차별화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 수준을 차별화 함으로써 인터넷의 개방-혁신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인터넷을 보호할 수 있다. 사용자가 신분을 밝히고 비용을 지불하면 특정 수준 이상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나머지 일반 서비스에 대해서는 무료와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용자 ID 사용

일반 서비스를 제외한 다른 모든 부문에서 신원확인을 통해 누가 무엇을 하고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도로상의 질서 유지를 위해 자동차에 번호판을 부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드웨어 보안강화

현재의 퍼스널 컴퓨터(PC)는 안전한 네트워크 구성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안장치가 매우 미흡하다. 다행스럽게도 보안이 강화된 인터넷 접속장치와 셀 폰이 곧 출시될 계획이다.

이런 "개인 통신장치"는 조작이 어려운 칩을 내장해 비밀번호나 생체측정 등을 통해 보호되기 때문에 디지털 화폐를 보호하는데 적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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