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서 … 우승 문턱서 넘어진 신지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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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문제는 파5 홀이었다. 신지애(23·미래에셋·사진)가 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에 있는 돌체 시뷰 골프장에서 벌어진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아쉽게 준우승했다. 신지애의 샷감은 무척 좋았다. 선두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에서 최종 3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애는 3~6번 홀까지 4연속 버디와 10, 12번 홀 버디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파이널 라운드 퀸의 저력이 다시 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14, 1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혼전으로 말려들었다.

 신지애는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공동선두가 됐다. 18번 홀 티샷도 멋지게 페어웨이를 갈랐다. 그러나 505야드 파5인 이 홀에서 신지애가 2온을 하기엔 버거웠다. 그의 대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38야드였다. 신지애는 우드를 휘둘렀지만 그린에 가지 못해 40m 정도에서 세 번째 샷을 해야 했고, 버디 퍼트가 약간 짧아 파에 그쳤다.

 하지만 장타자에게 이 홀은 서비스 버디 홀이었다. 이 대회에서 평균 269야드의 티샷을 친 린시컴은 하이브리드로 그린 왼쪽 러프로 두 번째 샷을 보낸 뒤 칩샷을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린시컴은 11언더파, 신지애는 커와 함께 10언더파 공동 2위였다. 신지애는 올 시즌 우승 없이 유럽·일본 여자골프를 포함해 2위만 네 번째 기록하게 됐다. 역시 마지막 날 5언더파를 친 김인경(23·하나금융)은 8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신지애는 “지난 2개 대회에서는 우승권에도 가지 못했지만 이제는 샷감이 살아났다”고 했다.

 그러나 파5 홀에서의 열세는 두드러졌다. 이 대회의 코스 전장은 6150야드로 짧았다. 파5는 3개 홀뿐이었는데 그중에서도 2개가 짧은 편이다. 장타자들은 2온이 가능하지만 단타자들은 한 번 더 샷을 해야 하는 애매한 거리였다. 신지애의 100야드 이내 샷이 LPGA 투어에서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린에서 퍼트나 그린 근처에서 칩샷을 하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불리하다.

 우승자인 린시컴은 이 대회 9개의 파5 홀에서 9언더파를 쳤다. 이글 1개와 버디 7개, 파가 하나였다. 특히 승부를 결정짓는 18번 홀에서는 모두 버디를 잡았다. 신지애도 파 5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5언더파를 쳤다. 그러나 린시컴에게 4타를 뒤졌다. 18번 홀에서는 첫날 한 번만 버디를 잡았다. 크리스티 커도 파5 홀에서 7언더파를 쳤고 18번 홀에선 모두 버디를 잡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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