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유럽발 식중독' 긴장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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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발렌시아시 농부들이 2일 독일 대사관 앞에 300파운드 가량의 각종 과일과 야채를 쏟아버린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독일정부는 최근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병원성 대장균과 수퍼박테리아로 16명이 사망했으며 출처는 스페인에서 출하된 유기농 오이라고 밝혀 스페인 농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AP]

유럽에서 식중독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같은 증세를 보이는 환자 3명이 보고돼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롤라 스콧 러셀 공보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3명의 환자가 발견돼 검사중이며 이들은 모두 독일 여행을 갔다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의 증상은 신장 합병증인 '용혈성 요도증 증후군(HUS)으로 이는 유럽에서 발생한 신종 식중독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럽 10개국 1600명이 감염돼 18명이 사망한 식중독을 놓고 지난 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로운 변종 박테리아가 원인균이라고 발표했다. 유럽 질병통제센터(ECDC)와 중국의 BGI 게놈연구소도 식중독의 원인으로 변종 박테리아를 지목하며 WHO의 발표를 뒷받침했다. 반면 CDC의 로버트 톡시 박사는 이 박테리아가 변종인 것은 사실이나 1990년대 한국에서 단 한 건 보고된 적이 있는 식중독 균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정부기관들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식품 유통과정 감시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톡시 박사는 "이번 식중독 사태는 전세계적으로 식품 유통과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경고"라고 밝혔다. 식품의약청(FDA)의 톰 빌색 농산물 담당 비서관은 "유럽의 식중독 사태는 미국에는 직접적인 위험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식품 안전 검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농림부(USDA)는 이번 사태 이전에 이미 소고기의 대장균 감염여부를 검사해 왔지만 이번에 발견된 변종 박테리아를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기관들의 감염확산 방지 강조에도 불구하고 시행 여부는 미지수다.

예산 긴축정책으로 공공보건기관들의 예산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신속한 대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WHO는 식중독 감염을 피하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생고기를 다른 음식과 분리하며 ▶음식을 완전히 익혀먹고 ▶과일과 채소를 씻어먹을 것 등의 예방수칙을 발표했다.

조원희 인턴기자 whc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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