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고 … “가계대출 경쟁 그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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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6개 주요 은행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은행에 대해 과당경쟁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은행의 가계대출은 2조5000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6조3000억원의 40%에 해당한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6개 은행에서 3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은행과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7조20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감소했다.

 금감원은 2일 신응호 검사 담당 부원장보가 각 은행의 전략·기획 담당 부행장을 불러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은행들이 외형 확대 경쟁에 뛰어들면서 대출영업에 과열 조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를 깎아주며 무리하게 다른 은행 대출을 빼앗아 오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주요 은행들은 올 들어 영업점별 실적을 매기는 성과지표(KPI)에서 외형 성장 항목의 가중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경쟁을 유도해 왔다. 다른 은행 대출을 빼앗아오면 점수를 더 주기도 했다. 첫해는 금리를 낮게 적용하고 점차 금리를 높이는 ‘미끼금리’ 대출 사례도 적발됐다. 또 대출을 조건으로 중소기업에 예금을 하도록 강제하는 일명 ‘꺾기’도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박세춘 일반은행검사국장은 “연초부터 대형 은행들이 외형성장 경쟁을 주도하면서 불건전 영업에 나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엔 은행권의 과당경쟁을 중점적으로 검사해 위법 사항은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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