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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기업은 인재 육성에서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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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최근 스위스의 국제경영대학원(IMD)은 2011년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올해 59개 평가대상 국가 중 한국은 한 단계 상승한 2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상승에는 교육도 힘을 보탰다. 한국의 교육경쟁력 순위는 전년보다 6단계 상승한 29위로, 3개 지표를 제외한 모든 교육지표 순위가 괄목하게 향상되었다. 이는 2007년과 함께 역대 한국 교육이 받은 가장 좋은 성적이다.

 올해 IMD 결과는 교육경쟁력 순위 상승보다 더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바로 기업인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인이 평가하는 설문지표 5개 모두 7∼12단계 향상되었고, 특히 교육제도와 과학교육 지표는 각각 20위로 교육경쟁력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맡았다. 이는 한국 교육에 대한 기업인의 불신이 신뢰로 변하고 있으며 교육이 기업과 경제 성공,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음을 기업인들이 인식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인의 우리 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는 대학과 정부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대학들은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증된 교육과정과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학과의 경계를 넘어선 융합과정을 개설해 다차원적인 인력을 배출하며, 기업맞춤형 학과와 기업학교를 통해 대학과 기업이 공존하는 모델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정부 역시 교육역량강화사업·광역경제권인재양성사업·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등 고등교육 질 제고 및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 기업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고도의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만큼 부가가치 높은 투자는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한국이 이만한 발전을 이루게 된 것도, 한국의 미래가 현재보다 더 밝은 이유도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국민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 때문이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 교육이 우수한 인재육성을 통해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제는 기업이 나서서 한국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업인 스스로 한국 교육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무한한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교육이 산업과 경제, 문화와 예술 경쟁력을 높이는 주역이 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인재가 세계 초일류기업을 만들고, 기업이 글로벌 창의인재를 키울 때다.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