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갑의 〈fa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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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LG국제만화 페스티벌의 애니메이션부문에서 〈꿈꾸는 종이인형의 살인 (1997)〉으로 대상을 차지한 김병갑감독의 98년도 작품이다. 내용에 있어서는 〈꿈꾸는...〉과 대동소이하나 스타일은 보다 세련되어졌다. (두작품에서의 등장인물들의 같은 걸음걸이나 독특한 팔의 움직임이 재미있다.)

〈꿈꾸는...〉이 전체적으로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많은 부분을 빚졌다면 〈far〉의 경우 인간의 획일화(UNIFORMITY), 몰개성화를 거부하고 저멀리 하늘을 향해 탈출하는 한 소녀를 통하여 특색있는 움직임과 음악/음향과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작은 행성의 한 공장. 사람들이 줄을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공장은 바로 사람들의 획일화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장소. 소녀는 자신의 인간성을 잃지 않기위하여 대열로부터 이탈하여 도망친다. 이 더이상 인간들이 살만한 곳이 아닌곳으로 되어버린 별을 떠나는 로켓을 타고자 소녀는 있는힘껏 달려가 보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뒤쫓아오는 획일화 감시자들. 하지만,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밝은 빛을 가슴에 받아들인 소녀는 공중을 부양하게되고 감시자들은 소녀를 잡지못한다.

자신의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인 마리이야기를 제작중인 이성강감독과 함께 한국의 단편 애니메이션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사람이 김감독이 아닌가 한다.
〈far〉의 스폰서로 트랜스포머의 감독인 넬슨신(신능파)의 이름이 앤딩크레딧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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