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태일코치 통역담당에서 명지휘관 변신

중앙일보

입력

= 프로농구 골드뱅크 클리커스 김태일코치가 입단4년만에 통역담당에서 명지휘관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김태일감독대행은 지난달 24일 황유하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아 25일 삼보 엑서스를 꺾은후 27일 동양 오리온스, 설날연휴인 5일 현대 걸리버스, 8일 LG 세이커스를 차례로 물리쳐 4승1패를 기록중이다.

골드뱅크는 5일 시즌 3연패를 노리는 현대 걸리버스를 제압해 올시즌 처음으로 6위권에 진입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해 원년리그에 이어 3년만에 플레이오프진출을 꿈꾸고 있다.

김감독대행은 원년 리그에 코칭스태프가 아닌 통역담당으로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색경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신일고와 성균관대를 거치는 동안 가드를 맡았으나 쟁쟁한 스타들에 밀려 실업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성균관대 코치를 잠시 지내다 미국행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무명출신.

4년동안 미국에서 농구를 배운 김코치는 연봉 3천500만원을 받고 97년 나산 플라망스(골드뱅크 전신)의 통역을 맡았으나 용병들의 입과 귀가 되는 통역역할의 단조로움에 식상해 잠시 제물고포로 자리를 옮겨 후진양성에 몰두하기도 했다.

모기업 부도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나산 플라망스는 99년 8월 골드뱅크 클리커스로 팀 간판을 바꾸면서 이인표 단장을 중심으로 황유하감독, 김태일코치 체제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황유하감독이 경영진과 불화끝에 감독직을 내놓자 김코치가 입단 4년만에 골드뱅크의 사령탑을 맡게되는 행운을 차지하게된 것.

김코치는 미국유학시절 터득한 자율농구를 도입해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를 펼치도록 배려했으며 유창한 영어를 바탕으로 에릭 이버츠와 키이스 그레이 등 용병들에 대한 탁월한 지도감각을 발휘했다.

원년에 이어 2번째 김감독대행과 호흡을 맞춘 이버츠는 올시즌 35게임에서 978점을 뽑아내 평균득점 27.94점으로 득점부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현주엽과도 명콤비를 이루고 있다.

김감독대행은 "원년리그부터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이라 지시에 잘 따라준다"면서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면 플레이오프 진출도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