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어디로 가시나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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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오른쪽)이 리옹 수비수 파페 디아카테와 헤딩 경합을 하고 있다. [모나코 AFP=연합뉴스]


박주영(26)의 소속팀 AS모나코가 2부리그로 강등됐다.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던 박주영이 팀을 옮길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AS모나코는 30일(한국시간) 모나코 루이2세 경기장에서 열린 올랭피크 리옹과의 2010~2011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38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졌다. 리그 최종전에서 패한 AS모나코는 9승17무12패(승점44)로 최종 순위 18위가 돼 1977~1978시즌 1부리그 승격 이후 33년 만에 2부리그로 내려가게 됐다. 총 20개 팀이 경쟁하는 리그 1은 18위부터 20위까지 하위 3개팀이 2부리그로 떨어진다.

 박주영은 AS모나코와 2013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다. 하지만 팀의 강등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리그 배당금, 스폰서십, 중계권료 등의 감소를 피할 길 없는 AS모나코는 선수를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선수라는 희소성에 올 시즌 12골을 터뜨린 실력을 겸비한 박주영은 AS모나코가 팔기 좋은 상품이다. 여기에 유럽 언론은 파리 생제르맹, 릴, 올랭피크 리옹 등 프랑스 클럽뿐 아니라 유벤투스(이탈리아), 볼턴 원더러스, 리버풀,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이 박주영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박주영도 이적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박주영은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등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설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 리그에 잔류할 경우 앞서 언급한 구단들 중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다음 시즌에 유럽클럽대항전을 경험할 수 있다. 릴 또는 리옹 유니폼을 입는다면 당장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 일단 이적료와 연봉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유럽에서 박주영의 이적료는 600만 유로(약 96억원)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구단 운영자금이 필요한 AS모나코가 더 높은 몸값을 책정한다면 이적 시장에서 박주영의 가치는 떨어진다.

연봉은 박주영이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세금을 내지 않는 모나코에서 200만 유로(약 32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최소 30% 이상을 세금으로 공제해야 한다. 이를 보전하려면 적어도 300만 유로(약 48억원) 이상의 연봉을 보장받아야 한다. 빅 클럽이 아니라면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았다는 점도 이적 시장에서 마이너스 요인이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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