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한국 가계빚, 서브프라임 초기보다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한국 경제에 관한 특집기사인 ‘경제 양극화’에서 “경제 위기 와중에 한국 재벌의 경제력이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채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FT는 “한국의 재벌이 2008년 경제 위기의 극복에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전제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으며 국가 전체적으로 수출이 29% 증가, 4670억 달러에 달하면서 국내총생산(GDP) 6.2% 성장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많은 재벌이 최근 경기하강 흐름 속에서도 기업 도산 사태를 경험했던 과거 1997년 아시아 경제 위기 때와는 달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등 훨씬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엔화 강세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가계 부채도 현재 소득의 146%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 초기 138%를 이미 넘어선 상태”라고 지적했다. UBS의 덩컨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거시경제 지표에서도 수출은 많이 늘어났지만 내수가 지지부진한 점이 잘 나타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수출이 18% 급증한 반면 국내 판매는 6% 줄어든 점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한국의 교육비 지출에 대해 FT는 “사교육비 지출이 어느 나라보다 많아 어렸을 때부터 대학시험을 볼 때까지 소득의 30%에 달한다”고 소개하면서 정부가 국민들의 이러한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한 ‘동반성장’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