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마켓뷰] 종목 찾기 나서야 할 6월의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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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잔인한 달 5월의 주식시장이 지나가고 있다. 미국 증시 격언에 있는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라는 말처럼 외국인투자자는 무섭게 매도 공세를 퍼부었다. 결국 주가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주가가 단기 반등했지만 여전히 투자심리는 불안하고 변동 폭도 커져 있다. 근본적으로는 6월 말 미국의 ‘QE2(2차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를 앞두고 유동성 회수에 대한 불안심리가 국제 금융시장을 경색시키며 여러 가지 위기가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다.

 우선 일부에서 ‘제2의 리먼사태’로 확산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PIGS 국가(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위기를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비교적 제조업 규모가 커서 우려하지 않았던 스페인 같은 나라까지 영향이 확산하는 듯하다. 재미있는 것은 왜 비슷한 상황을 하락장에서는 크게 받아들일까 하는 것이다. 필자는 4주 전 이 칼럼(5월 2일자)에서 PIGS 국가의 위기에 대해 쓰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 당시 그리스의 3년물 국채 금리가 이미 25%를 넘어섰고 그 상황은 지금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날 종합주가지수는 최고점(2228.96)을 기록했다. 주가가 상승하는 시점에서는 같은 악재에 둔감하다가 주가가 조정세를 보이는 현재는 악재에 민감해지고 있다.

 QE2 종료, 즉 미국의 통화정책은 유동성 회수가 아니고 현상 유지다. 다만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3차 양적완화를 한다고 해도 오히려 미국 정부가 경제 회복의 자생력 상실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해석하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어쨌든 QE2 종료를 앞두고 있는 6월에도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7월에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있다.

애널리스트가 추정하는 올해의 기업이익기준 코스피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전후까지 하락했다. 기업 가치로 시장에 접근한다면? 현대·기아차의 5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고 이제는 도요타의 자리까지 넘보려 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다. 자동차·석유화학·조선·은행·유통과 일부 정보기술(IT) 등 한국의 주요 기업 2분기 기업이익은 사상 최고가 예상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주가 조정이 이뤄진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위험을 생각하고 있을 때는 이미 시장보다는 기업을 찾아봐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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